[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달러화가 브레이크 없는 하락을 연출했다.
엔화에 대해 달러화가 6개월래 최저치로 밀린 한편 주요 통화에 대한 이틀 기준 낙폭이 1년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특히 대규모 달러화 매수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던 헤지펀드 업계가 ‘팔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0일(현지시각) 6개 바스켓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가 장중 0.5% 떨어지며 96.65에 거래됐다.
이에 따라 달러화는 이틀 사이 1년래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엔화에 대해 달러화는 뉴욕외환시장에서 장중 0.5% 하락, 달러/엔 환율이 107.47엔으로 6개월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연준이 전날 이틀간의 통화정책 회의를 마친 뒤 성명서에서 ‘인내심’이라는 문구를 삭제, 금리인하 신호를 제시한 데다 이에 따른 파장으로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이 한 때 2.0% 아래로 밀리면서 달러화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기자회견에서 금리인하 폭을 결정하지 못했다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투자자들에게 공격적인 힌트로 해석됐고, 25bp(1bp=0.01%포인트)뿐 아니라 50bp의 금리인하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실었다는 해석이다.
이 밖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이 좌절 위기에 처한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에 전환점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도 안전자산인 달러화의 투자 매력을 깎아 내렸다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수급 측면에서 헤지펀드가 적극적인 매도에 나서면서 달러화의 단기 하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와 유럽의 중앙은행이 미국에 앞서 통화완화에 잰걸음을 하는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고수익률 통화로 ‘사자’가 집중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에 직격탄을 맞은 한국 원화와 호주 달러화가 반등 모멘텀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다.
BNY 멜론의 닐 멜러 외환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주요국 중앙은행이 일제히 통화완화와 통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며 “경제 펀더멘털이 뒷받침되면서 고수익률을 제공하는 통화의 투자 매력이 부각되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엔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망도 밝다. UBS는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는 데다 무역 전쟁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어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달러/엔 환율이 110엔을 향해 오르면 숏 베팅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티파니 와일딩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전날 연준의 금리인하 신호는 시장의 예상보다 강했다”며 “무역전쟁을 포함한 거시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적절한 행보였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장 초반 다우존스 지수가 250포인트 급등하는 등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랠리,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강하게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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