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월5일 (로이터) -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글로벌 경제 전망 악화를 이유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으며,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최근 수개월 동안 금리인상을 주장하던 유일한 정책위원이 예상을 뒤엎고 인상 주장을 철회했다.
영란은행은 분기별 인플레이션 보고서에서 2017년 하반기에 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시장의 이전 전망을 반영해 근 3년래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했다.
영란은행은 영국 경제가 올해 2.2%, 내년에는 2.3%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1월에 제시한 2.5%와 2.6%에서 하향 조정한 것이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내내 1%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전 전망보다 장기간 저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라 내다본 것이다. 하지만 2년 내에 2%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영란은행은 국제유가와 글로벌 증시 급락, 신흥경제로부터 발생하는 심각한 리스크 등이 글로벌 경제 전망을 악화시키고 있지만, 영국 내수가 회복탄력성을 보여주고 있어 영국 경제성장세가 장기 평균에 근접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란은행은 보고서에서 "신흥국 경제 성장이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미국 경제성장세도 예상보다 저조해 글로벌 경제 전망이 지난 3개월 간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MPC는 2월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0.5%로 고수했다. 지난해 8월 이후부터 줄기차게 금리인상을 주장하던 이안 맥 카퍼티 정책위원이 이번에는 예상을 뒤엎고 인상 주장을 철회했다.
영란은행 의사록에 따르면 맥카퍼티 의원은 "저인플레이션이 더욱 장기화되면서 임금상승세가 당초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영란은행은 향후 3년 동안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기조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12월 금리인상에 나선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따라 서둘러 금리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 3개월 간 파운드가 미국달러 대비 3% 이상 하락한 것에 대해 영란은행은 글로벌 경제성장 우려, 저금리 기대, 유럽연합(EU) 잔류 여부를 묻는 영국 국민투표 결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순 영국 경제가 강력한 성장세를 보이며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가 금리인상을 위한 초석을 깔기 시작했으나,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임금상승세가 예상보다 저조한 양상을 보이자 카니 총재는 이러한 기조를 수정해야 했다.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유가 급락, 예상보다 저조한 임금 상승세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간 제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돼, 최근 수일 동안 금융시장은 영란은행의 금리인상 시기를 2018년 말로 늦춰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