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엔화.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글로벌일반] 일본 엔화가 달러당 151엔을 넘겨 1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일본은행(BOJ)이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을 3개월 만에 재차 수정하며 이전보다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펼치기로 했지만, 그 강도가 시장의 예상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31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환율은 151.56엔으로 치솟았다. 엔화 가치는 1.7% 급락해 2022년 10월 21일 이후 최저를 나타냈다.
일본은행이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단기 금리를 마이너스(-) 0.1%로 유지하며 엔화 매도세가 확대됐다. 일본은행은 국채수익률통제(YCC) 정책을 조정해 장기(10년 만기) 금리의 상한을 1% 초과 허용하며 추가 완화에 나섰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지나치게 신중하고 불충분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트레이더들은 일본은행이 인내심을 갖고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약속과 2025년 인플레이션이 2% 이하로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한 데에 더 초점을 맞췄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10월 한 달 동안 일본 재무성과 일본은행이 엔화 매입을 위한 환율 개입에 나서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된 점도 엔화 매도세를 부추겼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신문에 따르면 31일 일본 재무성은 9월 28일부터 10월 27일까지 환율개입이 전혀 없었다고 발표했다. 10월 들어 달러당 엔화가 150엔을 넘어선 상황에서도 정부가 환율 시장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투기 세력의 엔화 매도세가 촉발되기 더욱 쉬워진 측면이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21일 달러당 엔화는 151.94를 찍으며 엔화 가치는 1990년 이후 최약세를 보였다. 이에 재무성과 일본은행의 대규모 엔화 매수를 통한 시장 개입에 나섰다. 그리고 지난달 다시 환율이 151엔을 넘겨 152엔을 향해 돌진하며 정부의 대응에 다시 한 번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망했다.
토론토 코페이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칼 샤모타는 로이터에 "일본은행의 수정된 정책은 위험할 정도로 모호했다"며 "통화 트레이더들은 의심할 여지없이 엔화에 칼을 빼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의 반응 함수에 대한 주요 미지수들이 남아 있고, 예상보다 강력한 데이터들이 미국 수익률 상승에 도움을 줬고 미일 금리 격차는 엔화를 더 공격적으로 끌어내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