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8월24일 (로이터) - 태국 야생동물 보호당국이 유명한 호랑이 사원에서 동물들을 구해내고 수 십 마리의 죽은 새끼 호랑이들을 찾아낸 지 두 달 이상이 지났지만 태국의 호랑이 관광 사업은 여전히 호황을 구가하고 있으며 포획된 호랑이 수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야생동물 보호단체들은 방콕 서부 깐짜나부리 주에 있는 호랑이 사원이 지난 6월 폐쇄된 후 관광객들이 태국의 동물 관광지를 가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하고 이 같은 관광지들은 비인도적이며 따라서 폐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국의 야생동물 당국은 다른 호랑이 관광지들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두 곳에서 24마리의 호랑이들을 몰수했지만 이 같은 단속은 오래가지 못했다.
동물복지단체인 세계동물보호기구(World Animal Protection)의 태국 주재 야생동물 자문역인 얀 슈미트-부르바흐는 “여기서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고 “호랑이 사원 사건이 이 같은 문제에 대한 관심을 불러왔지만 불행하게도 그 사원에만 국한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세계동물보호기구의 7월 보고서에 따르면 태국의 호랑이 관광업계에서 관광목적으로 이용하는 호랑이 수는 2010년 623마리에서 2015~2016년 현재 830마리로 33%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호랑이를 이용한 관광지가 여덟 곳이나 새로 생겨났다. 태국은 호랑이 “셀카”에서부터 코끼리 타기, 오랑우탄 권투까지 다양한 야생동물 관광명소를 제공하고 있다.
슈미트-부르바흐에 따르면 일부 관광지의 경우 관광객들의 사진 촬영을 위한 호랑이 새끼를 빨리 만들어 내기 위해 “빠른 교배” 방식을 실시한다. 이 같은 행위는 어미 호랑이들로부터 새끼 호랑이들을 태어나자마자 떼어 내서 어미 호랑이들이 다시 더 빨리 교배하도록 하는 방법을 말한다. 슈미트-부르바흐는 또 호랑이 개체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을 태국 정부가 방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 국립공원부 아디솜 누츠둠롱 부장관은 상업적 호랑이 교배를 막기 위해 지난 7월 “개체 수 관리 규제”가 실시됐다고 말했다. 이 규제 하에 수컷과 암컷 호랑이 사육장을 구별하고, 교배가 일어나기 전에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슈미트-부르바흐와 태국야생동물재단(Wildlife Friends Foundation Thailand) 에드윈 비크 설립자는 새로운 규제가 부적절하다고 말하고 완전한 교배 금지를 촉구했다.
슈미트-부르바흐는 “태국에 있는 모든 호랑이 관광 명소들은 보존의 목적이 전혀 없기 때문에 호랑이 교배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비크는 한편 높은 수요가 호랑이 관광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호랑이와의 셀카 찍기에만 급급해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