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계열사인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을 1조6000억원에 사들여 오는 9월까지 자회사로 편입한다. 자회사 전환으로 우리은행이 보유하게 될 지주 주식은 ‘클럽딜’(소수의 기관을 모집해 시간외 또는 장외에서 통매각하는 방식) 등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은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계열사인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을 우리금융의 자회사로 전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우리은행이 보유한 우리카드 지분 100%와 우리종금 지분 59.8%를 지주가 약 1조6000억원에 모두 인수한다. 우리카드는 지주가 보유한 현금 5983억원과 자사주 신주 5.83%(4210만 주·약 6000억원)를 더한 약 1조2000억원에, 우리종금은 현금 3927억원에 사들인다. 자회사 편입 목표시점은 8~9월로 잡았다. 금융위원회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동양·ABL자산운용 등 운용사 2곳을 포함하면 계열사는 총 10개가 된다.
우리금융은 지난 1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6개 계열사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그러나 재원 마련 과정에서 ‘오버행’(주식 물량 대량 출회 가능성) 리스크가 생길 수 있는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은 우리은행 자회사로 남겨뒀다.
이사회에서는 ‘오버행’ 해결 방안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했다. 자회사 편입 이후 우리은행은 우리금융 주식 약 4210만 주(5.83%)를 보유하게 된다. 은행은 지주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어 6개월 안에 이를 매각해야 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이 물량이 시장에 일시에 풀리면 주가가 급락할 수밖에 없다”며 “주가가 떨어지면 우리카드에 그만큼 더 많은 물량을 지급해야 하고 이에 따라 오버행 이슈가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 물량을 사모 클럽딜 형태로 파는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럽딜은 소수의 기관만 모아 장외 또는 시간외 거래로 지분을 통째 매각하는 방식이다. 불특정 다수에게 시간외에 매각하는 블록딜 방식보다 할인율(주가 대비 할인폭)이 낮다. 주가에 가장 영향을 덜 주는 주식 매각 방법으로 꼽힌다. 우리금융은 이를 위해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의 지주 지분 매각까지 지켜봐야겠지만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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