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 14일 오후 3시55분
사상 최대 규모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상장에 도전한 홈플러스 리츠가 기업공개(IPO) 작업을 중단했다. 최대 1조7274억원을 공모하려 했지만 국내외 기관투자가의 수요를 끌어내는 데 실패하면서 이달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을 백지화했다.
홈플러스 리츠(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는 14일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공모가를 확정하기 위해 지난 13일까지 진행한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에서 흥행에 실패한 게 주된 이유다. 홈플러스 리츠 관계자는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며 “추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매장 51개를 기초자산으로 한 홈플러스 리츠의 공모희망가는 주당 4530~5000원으로, 공모 규모만 1조5650억~1조7274억원이었다. 국내 최초의 조(兆) 단위 공모 리츠로 관심을 모았다.
올해 목표 배당수익률을 외국 리츠보다 높은 7%대로 제시했다. 임차 기간이 평균 14년이어서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매력을 내세웠다. 리츠에 익숙한 북미, 일본 등 해외 투자자들을 집중 공략했다. 하지만 수요예측에서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한국의 대형 공모 리츠가 아직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낯설어 대규모 공모금액을 소화해내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초자산인 대형마트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홈플러스 리츠 IPO를 계기로 국내 리츠 상장이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도 한풀 꺾이게 됐다.
2015년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인수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MBK파트너스는 이번 리츠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리츠 상장은 홈플러스의 온라인 경쟁력과 재무구조 강화에 필요한 추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시도로 투자금 회수와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매출 9조원의 초대형 유통회사 홈플러스의 경쟁력을 높여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아직 투자금 회수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고운/정영효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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