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영국 파운드화가 달러화와 유로화에 큰 폭으로 상승,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연기되거나 2차 국민투표를 통해 백지화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사자’가 폭발한 결과다.
파운드화 [출처=블룸버그] |
26일(현지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 파운드화는 장중 달러화와 유로화에 대해 각각 1.3% 내외로 급등했다.
유로/파운드 환율은 장중 한 때 0.8563파운드까지 하락, 유로화에 대한 파운드화 가치가 약 2년래 최고치로 뛰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장중 최고 1.3284달러까지 뛰었다. 이에 따라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대해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글로벌 외환시장 트레이더들의 파운드 베팅을 부추긴 것은 정치권이다. 이날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FT)를 포함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3월29일로 예정된 영국의 EU 탈퇴 시한을 연장하는 방안을 표결에 부칠 의사를 밝혔다.
브렉시트 시한을 상당 기간 늦춘다는 복안이다. 이에 앞서 도날트 투스크 EU 상임의장 역시 영국의 EU 탈퇴를 연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영국 노동당은 브렉시트 2차 국민투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정치권 움직임은 이른바 ‘노 딜’ 브렉시트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일정 부분 진화했다는 평가다.
파운드화 강세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외한 전략 헤드는 FT와 인터뷰에서 “파운드는 노 딜 브렉시트의 위험이 낮아질 때마다 상승 탄력을 보인다”고 말했다.
롬바드 오디어의 바실리오스 키오나키스 글로벌 외환 전략 헤드 역시 “정국 혼란이 여전하지만 영국 정치권이 무질서한 EU 탈퇴를 방지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는 판단이 파운드 랠리를 촉발시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파운드화의 지속적인 상승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씨티그룹은 투자 보고서를 내고 “투자자들은 브렉시트 시한 연장 기간 및 정치권 돌파구 마련 여부에 시선을 돌릴 것”이라며 “2차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더라도 결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파운드화의 발목을 붙잡을 여지가 높다”고 주장했다.
프랭클린 템플턴의 데이비드 잔 유럽 채권 헤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유로화에 대해 중립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브렉시트 관련 뉴스 헤드라인이 최근 개선된 것이 사실이지만 시장이 경계하는 불확실성이라는 측면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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