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행동주의 사모펀드 운용사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이 KISCO홀딩스 대주주를 상대로 의결권 대결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내달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 선임을 두고 표 대결을 예고하면서다. 밸류파트너스운용은 국내외 기관투자자들과 연계해 대주주측에 맞선다.
KISCO홀딩스는 철근과 압연 등을 제조하는 철강회사다. 한국철강과 환영철강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그동안 KISCO홀딩스에 합리적 자본배분을 요구하는 주주서신을 보내고, 주주제안과 주총 표대결을 펼치는 등 주주권을 행사해왔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작년 3월 기준 KISCO홀딩스 지분 1.34%(의결권 없는 자기주식 제외 시의 주식 소유비율)를 가진 소수주주다.
최대주주라도 감사위원 선임 땐 3%만 의결권으로 효력을 가진다. 작년 9월 30일 기준 KISCO홀딩스의 최대주주 장세홍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47.54%, 소수주주 지분은 19.48%다.
밸류파트너스운용이 공개 주주제안에 나선 건 KISCO홀딩스가 가진 자산보다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판단에서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KISCO홀딩스가 가진 있는 주당 순현금성 자산이 주가의 2배가 넘고, 주가순자산배율(PBR)이 0.26배로 저평가 상태"라며 "작년 3분기 말 연결기준 KISCO홀딩스의 자본 58%에 해당하는 7374억원이 연 이율 2% 미만의 순현금성 자산으로 구성돼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철근산업은 성장이 아닌 성숙기에 있어 설비 확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 않고, 감가상각비가 유지보수 설비투자보다 더 많아 잉여현금흐름(주주에게 환원 가능한 현금)이 크게 창출되는 산업"이라며 "회사에 쌓여 있는 현금을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다면 주주에게 환원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는 것이 합리적인 자본배분 정책"이라고 말했다.
밸루파트너스운용은 주주환원 정책으로 현금 배당보다 자사주 소각을 요구해왔다.
밸류파트너스운용은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은 세금 절약이 돼 현금배당보다 좋다"며 "현금배당의 경우 배당소득세 16.5%와 더불어 배당금액이 많을 경우 종합소득세까지 내야 하지만 자사주 소각은 세금은 내지 않고 현금배당과 똑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KISCO홀딩스 관계자는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쪽에서 낸 주주제안을 주총안건으로 올릴 것"이라며 "자사주 매입 관련해선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밸류파트너스운용은 행동주의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회사다. 유리자산운용 채권본부장 출신 윤종엽 대표와 한국투자증권 철강·비철금속 업종 애널리스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출신 김봉기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지난 2017년 행동주의를 통해 주주권리를 행사하고 기업의 경영을 감시하는 문화를 이끌어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행동주의 사모펀드를 내놨다. 현대홈쇼핑에 자사주 매입을 요구하는 주주 서한을 보내고, 아트라스BX를 상대로 배당 확대, 감사임원 선임 등의 내용을 담은 주주 제안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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