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 정부가 광둥성 선전 지역을 홍콩 대신 집중 육성할 것이라는 관측에 해당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골드러시를 연출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 차익을 점치는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거래와 가격이 동반 급등한 것은 물론이고 건물을 붕괴시켜 인위적으로 개발 호재를 조장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 야경. [사진=블룸버그] |
30일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선전의 주택시장 곳곳에 멀쩡한 건물을 쓰러뜨리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동산 가격을 올리기 위한 것으로, 일부에서는 건물을 붕괴시킨 뒤 불과 24시간 사이 매도 호가를 20% 가까이 끌어올린 사례도 등장했다.
아파트 투자 수요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재건축 가능성이 있는 건물이 커다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부동산 중개 업체 미드랜드 리얼티의 피온 헤 애널리스트는 SCMP와 인터뷰에서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이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이 과정에 건물을 무너뜨려 매도 호가를 올리는 전례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선전의 주택 매매는 중국 정부의 개발 기대감에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지난 21일 기준 한 주 사이 신규 주택 매매가 173건으로, 전주 대비 10% 급증했다.
선전을 홍콩과 같은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지로 개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중국 특색사회주의 선행시범구’ 건설 계획이 결정적인 동력으로 꼽힌다.
특히 텐센트와 ZTE (HK:0763) 등 IT 업계의 간판급 기업이 밀집한 난샨 지역의 주택 매입 열기가 두드러진다.
지난 7월 건설업계 상위 100개 기업의 신규 주택 매매가 평균 29% 줄어든 상황을 감안할 때 선전의 주택시장 붐은 세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경제 육성 이외에 정부가 외국인에게 해당 지역의 부동산 투자를 허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매수 열기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과열을 우려하는 의견도 꼬리를 물고 있다. 경제 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해도 장기 프로젝트인 데다 가격을 올리기 위해 무너뜨린 건물의 재건축 허가가 벽에 부딪힐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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