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시장의 기대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엔비디아에 HBM3E(최신형 고대역폭메모리)를 납품할 가능성이 커지며 주가가 상승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00원(0.17%) 오른 5만92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 중 최고 3.55% 오르며 6만1200원을 터치해 6만전자를 돌파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실적은 매출액 79조897억원, 영업이익 9조1834억원이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6.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1%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당초 시장 기대치였던 10조7717억원을 하회하며 '어닝 쇼크'를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은 삼성전자의 주력 부문인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 (KS:005930) DS 부문은 매출 29조2700억 원, 영업이익은 3조8600억 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영업이익(6조4500억 원)보다 40.2% 감소했다.
그러나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삼성전자는 자사의 HBM3E가 엔비디아의 퀄테스트를 통과했고 올해 4분기 중 납품이 가능할 것이라고 암시했다. 글로벌 AI(인공지능) 대표 기업 엔비디아에 삼성전자가 납품을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다.
김재준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예상 대비 주요 고객사향 HBM3E 사업화가 지연됐지만 현재 주요 고객사 퀄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다"며 "이에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엔비디아 (NASDAQ:NVDA) 납품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울러 "HBM 3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성장했으며 HBM3E 8단과 12단 제품을 양산해 판매 중"이라며 "일부 사업화 지연이 있어 전 분기 발표 수준보다는 하회하겠지만 4분기 HBM3E 매출 비중은 50%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6세대 제품인 HBM4의 하반기 양산 계획도 언급했다. 김 부사장은 "복수 고객사들과 커스텀(맞춤형) HBM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커스텀 HBM은 고객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파운드리 파트너 선정은 고객 요구를 우선으로 내부, 외부에 관계없이 유연하게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 납품 가능성과 HBM4 하반기 양산 기대감에 증권가도 삼성전자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반도체 업황의 지속적인 회복세와 함께 삼성전자의 실적도 성장할 것이라는 평가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부문의 경우 고용량 고성능 제품 수요가 집중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파운드리의 경우 고객사 재고 조정 가능이 있으나 선단 노드 중심으로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양산성 확보를 통해 고객 수주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AI(인공지능) 수요 강세와 HBM 공급 부족은 HBM3E 본격화를 가시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며 "HBM3E 본격화와 2025년 공급 제약 지속은 반도체 활황 사이클을 이어가게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