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차세대 제품 생산을 대만 TSMC에 맡기려던 시도가 무산됐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최대 경쟁사 간 협력이 성사될지 주목됐으나, 기대를 모았던 '합종연횡'은 이뤄지지 않았다.
16일 IT 팁스터 '주칸로스레베(Jukanlosreve)'에 따르면 그는 전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TSMC가 거래를 거부했다"며 "TSMC가 만든 엑시노스는 없을 것"이라고 올렸다.
양사 간 거래가 무산된 배경에 대해서는 "저는 개인적으로 TSMC가 삼성과 공정 데이터를 공유하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추측한다"고 답변했다. TSMC가 기술 유출이 될 것을 우려해 삼성전자의 제안을 거절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TSMC가 삼성전자와 같은 대규모 고객을 수용할 용량이 없기 때문에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봤다. 애플 (NASDAQ:AAPL), 인텔 (NASDAQ:INTC), 퀄컴 (NASDAQ:QCOM) 등 기존 주요 고객사들로부터 받은 주문이 꽉 찬 가운데 삼성전자 (KS:005930) 갤럭시 스마트폰 출시 시기에 맞춰 삼성전자가 원하는 물량을 조달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칸로스레베는 작년 11월 삼성전자가 TSMC와 협력해 엑시노스를 생산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의 구체적인 근거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3나노 공정에 대한 삼성전자와 TSMC 간 수율 차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전자 차세대 AP '엑시노스 2500'은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 모바일(MX) 사업부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오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산호세)에서 열리는 '삼성 갤럭시 언팩 2025'에서 공개될 갤럭시 S25 시리즈 전 모델에는 엑시노스 2500 대신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가 탑재된다. 퀄컴은 당초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삼성전자와 TSMC에 나눠 듀얼 아웃소싱할 계획이었으나, 전량 TSMC 3나노 공정에서 생산키로 전략을 수정했다.
삼성전자 LSI사업부는 엑시노스 2500을 올 하반기 출시될 '갤럭시Z 플립7' 시리즈용으로 납품하는 것을 목표로 성능 개선 등에 전력을 쏟고 있다. 엑시노스 2500이 갤럭시Z 플립7 시리즈에 탑재된다면, 이는 삼성전자가 출시한 폴더블 스마트폰 중 최초로 엑시노스 칩셋이 적용되는 사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