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AI(인공지능) 칩 제조업체 AMD가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주목 받는 가운데 지난해 주가가 급락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투자 전문매체 더 모틀리 풀(The Motley Fool)은 15일(현지시간) AMD의 주가 하락 이유를 다방면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AMD 주가는 지난해 18.1% 하락했다. 지난 2023년 127.6% 상승한 것과 비교한다면 급격한 하락이다. 다만 이 같은 주가 하락이 한 가지 원인에서만 비롯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더 모틀리 풀 주장이다.
우선 더 모틀리 풀은 AMD가 우수한 실적을 거뒀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AMD는 지난해 1월 인스팅트 GPU(Instinct GPU)의 연 매출 목표를 35억 달러(약 5조960억원)로 제시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 10월 3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그 수치를 50억 달러(약 7조2800억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더 모틀리 풀은 “AMD의 성장에도 엔비디아가 여전히 AI GPU 분야에서 인스팅트 GPU 매출의 몇 배에 달하는 강력한 선발주자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MD는 지난해 AI 모델 연구소인 실로AI와 데이터센터 시스템 전문업체인 ZT시스템즈를 인수했다. 이와 관련해 더 모틀리 풀은 AMD가 엔비디아와 효과적으로 경쟁하기 위해 채워야 할 AI 포트폴리오의 공백을 드러낸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더 모틀리 풀은 AMD의 다른 임베디드 및 게이밍 칩 부문도 다소 심각한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AMD의 클라이언트 부문은 지난해 3분기 동안 48.6% 성장하며 선전했지만, 이는 대부분 시장 점유율 상승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기존에 예상했던 PC 시장의 회복은 무산되거나 올해로 연기된 상황이다.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도 악재가 됐다는 설명이다. AMD의 경쟁사는 물론 고객사도 자체 AI 칩 생산을 모색하면서 AMD가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모든 주요 클라우드 기업들은 이제 자체 맞춤형 AI 가속기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더 모틀리 풀은 “지난해 AMD의 주가 하락은 매수의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경쟁사들에 맞서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실적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