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상승장의 끝이 찾아오면 눈치챌 수 있을까?

입력: 2025- 01- 16- 오전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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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시장의 주요 벤치마크인 S&P 500 지수는 정기적으로 조정을 경험합니다. 조정이라는 것은 최근 고점 대비 10% 이상, 20% 미만으로 하락하는 시장 상황을 가리키며, 평균적으로 시장 조정은 약 2년에 한 번씩 발생합니다. 1950년대 이후 S&P 500 지수는 약 38번의 시장 조정을 경험했으며, 이 말은 약 1.84년에 한 번 씩 조정을 경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 증시 조정장의 평균 하락률은 14.5%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정장의 경우 일반적인 회복 기간이 약 4개월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조정장은 투자자들에게 커다란 고통을 안겨주는 리스크라기 보다는 가끔씩 찾아오는 저가 매수 기회 정도로 생각해도 별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수의 하락폭이 20%를 넘어가는 하락장, 즉 ‘베어마켓’이 찾아온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베어마켓에서는 일반적으로 미국 주식 시장이 훨씬 더 큰 폭으로 하락합니다. 예를 들어 S&P 500 지수는 1928년 이후 29번의 약세장을 겪었고, 그때마다 주가는 평균 36% 하락했습니다. 보다 최근의 역사를 살펴보면 1987년 이후 S&P 500 지수는 가장 최근의 하락장을 제외하고 세 번의 하락장을 겪었으며 평균 47%의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평균적으로 이렇게 심각한 하락장은 약 4년에 한 번씩 발생해왔습니다. 1932년 이후 베어마켓 사이의 간격은 평균 약 56개월, 즉 약 4년 8개월이었는데, 아주 다행스럽게도 베어마켓의 빈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바람직한 패턴으로 변화해 왔습니다. 1928년에서 1945년 사이에는 약 1.5년마다 베어마켓이 발생하여 그 빈도가 더 높았으며, 17년 사이에 무려 12번의 베어마켓이 기록되었습니다. 우리가 이 시기에 주식 투자를 하지 않은 것이 다행입니다. ^^ 하지만 다행히 1945년 이후에는 그 패턴이 바뀌어 약 5.2년이라는 긴 평균 간격으로 79년간 15번의 약세장이 발생해왔습니다.

지속 기간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약세장의 수명이 강세장보다는 현저히 더 짧은 편입니다. 미국 증시는 기본적으로 70%는 상승장, 30%가 하락장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평균적으로 약세장은 평균적으로 289일, 즉 약 9.6개월 동안 지속되는 경향이 있으며 그 기간은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3년 이상까지 지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 인간은 행복보다는 불행을 즐거움 보다는 고통을 더 크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10개월 가까이 진행되는 베어마켓의 심리적 고통과 재정적 손실은 조정장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이 될 것입니다. 가장 최근인 2022년에 발생했던 베어마켓은 사실상 그 강도 면에서 비교적 견디기 수월한 편이었는데 (최고점에서 27.55% 하락한 뒤 마무리), 모르긴 해도 이 기간 역시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지옥같은 시간으로 기억되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궁금했었습니다. 상승장의 마지막, 즉 베어마켓의 시작을 간파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이러한 의문은 저와 미주은의 소중한 멤버 분들, 구독자 분들을 위해 늘 제가 제 자신에게 반복해서 물어보는 가장 중요한 질문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던 중, 최근 집필을 완료한 미주은의 3번째 책 [미국 주식 투자의 정석]에 참고하기 위해 근래에 읽었던 책 중에 [이동평균선 투자법]이라는 책을 만났습니다. 이 책은 고지로 강사라고 알려진 데즈카 고지라는 일본인이 집필한 책인데, 고지로 강사는 모멘텀 투자의 전문가로, 5년 넘게 이 방법을 연구했다고 합니다.

무심코 [이동평균선투자법]의 첫페이지를넘겼던 저는 단 이틀만에 이책을 완독해 버렸고, 바로 고지로강사의 열렬한 팬이 되었습니다. 저 역시 아직까지 이 책의 내용을 실전에 적용한지는 반년이 채 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하루에도 수 십개 종목의 과거 주가 움직임을 ‘이동평균선투자법’ 이론에 맞추어 백테스팅 해본 결과 어렴풋이나마 베어마켓에 대한 최선의 대응책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직감하고 있습니다. 물론, 다음베어마켓에서 직접 시험해 봐야 결론이 나겠지만, 지금으로써는‘이동평균선투자법’이 가장 쉽고 효과적으로하락장에 대비 할수 있는 전략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주식 시장에서는 특정 종목이 신고가를 갱신할 경우 추가 상승세를 보이고, 신저가를 기록할 경우 하락세가 지속되는 경향이 아주 빈번하게 관찰됩니다. 투자 종목이 신고가를 갱신하게 되면, 기존 주주들은 주가의 추가 상승을 예상하면서 보유 포지션을 유지하거나 추가 매수에 나서는 반면, 매도를 자제하는 양상을 보이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신고가 기록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매도 저항이 적은 상태에서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신저가의 경우, 이와는 상반된 시장 메커니즘이 작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 동향(모멘텀)은 투자자 심리와 기술적 분석의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투자 결정 시 주요 고려 사항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이동평균선 투자법'의 기본 전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모멘텀 투자 전략을 신봉하는 제가 왜 이 투자법에 푹 빠졌는지 눈치 채셨을 것입니다.

제가 '이동평균선 투자법'을 특별히 선호하게 된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 바로 실전 투자에 적용하는 방법이 너무 쉽다는 점입니다. '이동평균선 투자법'에서는 단기, 중기, 장기 이렇게 단 세 개의 이동평균선을 통해 추세를 분석하기 때문에 차트 분석 초보자 입장에서도 바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또한, 주가가 한동안 횡보하면서 직사각형 모양을 형성하는 박스권의 경우 다른 기술적 지표에서는 빈번한 매수, 매도 신호가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동평균선의 매매 신호는 2가지의 까다롭지만 명확한 조건에 의해 매수 혹은 매도 신호를 발동하기 때문에 초보자도 그 신호를 분명히 인지하고 대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단기 이동평균선, 중기 이동평균선, 장기 이동평균선은 각 투자자가 추구하는 투자 기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단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트레이딩을 하는 투자자라면, 고지로 강사처럼 5일, 20일, 55일 이동평균선을 사용하면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모멘텀 투자 전략은 향후 6개월에서 1년 정도를 투자 기간으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는 20일 이동평균선, 중기는 60일 이동평균선, 장기는 120일 이동평균선을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단, 개별 종목에 대한 분석이 아니라, 대세 상승장에서 베어마켓으로 넘어가는 장기적인 추세만 파악하고자 하는 경우, 50일, 100일(150일), 200일 이동평균선을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하며, 반대로 특정 종목에 대한 최적의 매수 혹은 매도 시점을 간파하기 위해서라면 단기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5일, 20일, 55일 이동평균선을 병행해서 참고하면 좋을 것입니다.

이동평균선 투자법이 제시하는 매수 신호와 매도 신호는 매우 간단하고 명확합니다.

  • 매수 조건
  1. 이동평균선 정렬: 단기 > 중기 > 장기 (상향 배열)

  2. 추세 확인: 모든 이동평균선이 우상향 진행

  • 매도 조건
  1. 이동평균선 정렬: 단기 < 중기 < 장기 (하향 배열)

  2. 추세 확인: 모든 이동평균선이 우하향 진행

이동평균선 투자법의 핵심은 위에서 명확히 정의된 두 가지 조건을 동시에 충족할 때만 거래 신호로 인식한다는 점입니다. 즉, 매수 조건 2가지를 모두 충족하면 매수 포지션을, 매도 조건 2가지를 모두 충족하면 매도 포지션을 취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아래의 그림은 [이동평균선 투자법]이 2022년 베어마켓을 성공적으로 찾아냈을 지 궁금한 마음에, 제가 직접 분석해본 그림입니다. 차트에 나와 있는 3가지의 이동평균선은 S&P500을 추종하는 SPY의 20일, 50일 그리고 150일 이동평균선입니다.

이동평균선

출처: 인베스팅프로

이동평균선 투자법에 따르면, SPDR® S&P 500 (NYSE:SPY)에 대한 매도 신호는 2022년 3월 15일에 등장했으며, 다시 매수 하라는 신호는 2023년 1월 19일에 처음 출현했습니다. 실제로 2022년 당시 베어마켓 직전의 최고점은 1월 1일이었으며, 최저점은 9월 30일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매도 신호는 시장이 최고점에서 하락을 시작한 지 73일만에, 매수 신호는 최저점에서 상승을 시작한 지 111일만에 등장했습니다. 조금 실망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머리에서 팔고, 발에서 다시 살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어깨에서 매도하고 무릅에서 매수할 수 있는 적절한 매매 신호를 보낸 셈이라고 저는 평가하고 싶습니다.

어쩌면, 이번 상승장의 끝이 찾아올 때, 우리는 눈치챌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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