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1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5% 감소했다. [출처=ChatGPT 생성]
일본 경제는 199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기나긴 침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잃어버린 30년' 동안 일본 경제는 지속적인 디플레이션, 낮은 소비 및 투자, 그리고 고령화 문제 등으로 저성장 딜레마에 빠졌다. 최근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세로 돌아선 듯 했지만 올해 1분기(1~3월) 경제 성장률이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은 언제 회복 국면을 맞을지 우려를 낳고 있다.
16일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일본의 1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5% 감소했다. 이런 추세가 1년간 계속된다고 가정한 환산한 연율로는 -2.0%다. 이는 각각 시장 예상치인 -0.3%, -1.5%보다 더 위축된 값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요타 자동차의 자회사인 다이하쓰의) 성능 조작 사건으로 자동차 생산·출하가 정지되면서 소비와 설비 투자가 부진했다”고 전했다. 일본의 분기별 성장률은 작년 1분기 1.2%, 2분기 1.0%로 증가세를 보이다가, 3분기에 –0.9%로 크게 감소하더니 4분기 0%로 다시 돌아선 바 있다. 올해 1분기에 다시 마이너스로 역성장했다.
민간소비(-0.7%), 설비투자(-0.8%), 수출(-5.0%) 모두 부진했다. 특히 민간 소비가 여전히 부진해 다시 침체로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GDP(국내총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는 4분기 연속 역성장세를 이어갔다. 일본에서 개인 소비가 4분기 연속 위축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은 2009년 1분기 이래 15년 만이다. 설비투자는 승용차와 트럭 등에서 부진했고, 굴착기 등 생산용 기계도 성장을 끌어내렸다. 수출은 4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인데, 다이하쓰 사태로 자동차 출하가 줄어든 게 영향이 컸다. 강영숙 국제금융센터 선진경제부장은 “지진과 다이하쓰 사태 등으로 일시적 요인들이 있었다”며 “2분기에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60엔대를 돌파한 바 있다. 초(超)엔저를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을 고려 중인 일본은행의 고심도 더 깊어지게 됐다. 초엔저를 벗어나 적정한 수준으로 엔저를 유지하려면 금리를 인상해야 하고 소비와 경기를 부양하려면 금리 인상을 피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이에 대해 아타고 노부야스 라쿠텐 증권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중앙은행은 GDP 수치를 무시할 수 없다”며 “당장 금리를 다시 올릴 수 있는 상황은 전혀 아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