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0월26일 (로이터) -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채권 매도가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채권을 매도한 후 환전까지 마치고 해외로 자금을 갖고 나간 기관은 중앙은행을 포함한 두 곳 뿐인 것으로 파악됐다.
외국인 매도는 만기 상환 물량이거나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채권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외국인 투자동향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26일 로이터와의 전화통화에서 "채권을 팔고 환전까지 해서 돈을 들고 나간 기관은 두 곳 뿐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태국 중앙은행과 템플턴이다. 시장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노르웨이 중앙은행이나 중국투자공사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태국은 외인 투자자금이 빠져 나가 달러가 필요했고, 템플턴은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에 한국 채권을 팔아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한국에서 채권을 팔고 나가야 할 유인이 크지 않아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될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른 전문가는 "외인 매도는 만기도래분과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물량 위주로 이루어졌다"며 "장기적으로 자금을 빼 간다거나 그런 흐름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의 현재까지의 행태나 구성, 펀더멘탈 등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자본유출 가능성은 낮다"며 "(이번에 채권을 매도한)템플턴도 사실은 안정적인 투자자"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달러 강세와 미국 금리 상승, 신흥국 채권 약세 등을 감안할 때 외인 투자자들이 특히 채권 만기 상환 후 한국에 대한 재투자 여부에는 신중을 기할 만한 상황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외인들이 만기 상환 후 전반적으로 재투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나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반영해서 달러도 강세를 보이고 미국 금리도 오르고 있어 채권 만기가 도래했을 때 이들이 재투자 여부를 신중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기"라며 "한국물에 대한 포지션을 줄이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신형 기자, 편집 장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