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정부 및 공공기관과 민간기관 간에 확연히 엇갈리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6~2.7%를 예상하는 데 비해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2%대 초중반을 내다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4일 무디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기관 간 컨센서스와는 동떨어진 전망”이라며 “실제로 올해 성장률이 2.1%로 떨어질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2.6~2.7%로 전망했다. 무디스 전망치와 비교해 최대 0.6%포인트 높다. 이마저도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수치다.
한국은행과 KDI 전망치도 2.6%로 정부와 비슷하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무디스 전망치는 틀렸다고 단언할 수 없지만 굉장히 비관적인 수치”라며 “무디스가 이 같은 전망치를 통해 어떤 함의를 던지려고 하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기구 전망치도 정부와 비슷하다. 국제통화기금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6%로 0.3%포인트 낮췄다. 주요국 중 가장 큰 하락폭이었다.
민간 경제연구소는 모두 정부와 한은·KDI보다 낮은 전망치를 제시했다.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은 각각 2.5%,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4%를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9년 한국 경제 수정 전망’에서 올해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0.1%포인트 낮추며 “세계 경제 둔화, 국내 내수경기 하방 리스크 지속 등 경제 성장세를 제약하는 요인들의 강도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무디스 전망치는 한국의 최근 수출 둔화를 상당히 우려스럽게 본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국내 민간 경제연구소 중 가장 낮은 전망치를 제시했다. 올해 모든 경제지표가 작년보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나 KDI 등은 경기부양 효과가 올해 하반기에는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내년이나 돼야 나타날 것”이라며 “올해 경제성장률 2.6~2.7%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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