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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회장 '셀프연임' 차단하지 않았다

입력: 2019- 01- 25- 오전 12:30
우리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회장 '셀프연임' 차단하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우리금융지주가 차기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에 현 회장이 참여할 길을 열어놔 '셀프 연임' 논란 빌미를 남겼다. 또 회장 후보의 나이 제한 조항도 두지 않았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11일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확정했다. 4년만에 지주회사로 전환했기 때문에 우리금융그룹의 근간이 되는 이사회의 구성과 운영, 임원의 성과평가와 최고경영자의 자격 등 경영승계에 관한 그룹 지배구조에 관한 모든 내용을 여기에 담았다.

우리금융지주는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과점주주체제다. 정부(지분율 18.4%)외에 IMM PE·동양생명·한국투자증권·한화생명 등 7대 과점주주(27.2%)가 경영권을 행사하는 지배구조다. CEO의 선임 및 승계 권한도 흩어져 있지만 역으로 과점주주와 가까운 CEO의 경영권 승계 영향력이 클 수도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1.14 leehs@newspim.com
우리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보면 현직 CEO가 경영승계에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 제16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에 관한 조항에  “임추위는 3명 이상의 이사로 구성하되 위원의 3분의 2 이상은 사외이사이어야 하며, 위원은 이사회의 결의로 선임한다”고 돼 있다. 또한 “임추위는 대표이사,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 추천에 관한 업무를 담당한다”고 정했다.

지주사 회장도 사내이사이기 때문에 임추위에 들어갈 수 있고, 지주사 대표이사 선임에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현 회장의 '셀프 연임'을 배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지 않았다. 

앞서 금융권에서는 현직 금융지주 회장이 CEO 결정 위원회에 들어가 이른바 '셀프 연임' 논란이 벌어졌다. 이에 금융감독원의 지도로 지주사는 이해상충에 대한 우려 해소, 사외이사 선임과정의 공정성을 이유로 임추위에서 현직 회장을 제외했다. 신한지주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구성에 있던 ‘대표이사 회장을 포함한’이라는 문구를 삭제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번 내부규범에서 회장의 권력 장기 독점을 막기 위한 연령 제한 조항도 만들지 않았다. 농협금융지주를 제외한 KB금융, 하나금융, 신한금융 등은 CEO의 연령을 '만 70세'로 제한한다고 지배구조규범에 넣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연령제한은 앞으로 개정을 통해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우리은행 등 자회사 CEO 선임에 관한 권한을 전적으로 갖는다. 제20조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관한 규정을 보면 대표이사(지주사 회장)를 포함한 3명 이상의 이사로 구성한다. 총 위원의 과반수는 사외이사이어야 한다.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자의 자격을 검증하고 추천한다.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자회사 CEO 선임 권한을 갖기 때문에 우리금융그룹을 완전히 장악하는 구조다. 

지배구조의 또 다른 관심사인 사외이사 임기는 제10조 이사 선임의 기준 및 절차에서 2년으로 하되 연임 시 1년씩 연장할 수 있지만, 총 6년으로 제한했다. KB금융지주는 5년으로, 금융감독원은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우려해 총 임기를 4년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과점주주체계 아래서 CEO에 대해 견제와 균형을 잘하고 있다”며 “지배구조가 투명되고 있으며 이해관계가 협심하는 등 회장과 은행장 사이의 내분이 발생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hkj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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