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부산항 신서대부두.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한국일반] 섬유, 화학, 철강만 아니라 IT 업종에서도 한국이 중국에 밀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6일 펴낸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대(對)중국 수출 평가와 시사점' 제하의 경제전망 핵심 이슈 보고서를 발간했다. 조사국 소속 정선영·정동재·최준·안병탁·이규환 등이 수행했다.
우리나라 대중 무역구조는 2010년대 중반부터 수출이 정체되고 지난해에는 무역수지 적자를 쓰는 등 점차 변화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연계생산'을 통해 실제 상황을 파악해 보고자 했다.
분석 결과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연계생산은 2000년 이후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1.3%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이 정체되던 2010년대 중반에도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보고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산업연관표를 보면 우리나라 수출연계생산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2020년 35%)은 직접 수출 통계에서 보이는 것(25%)보다 높았다"며 "국내 수출용 중간재 생산활동의 35%가 중국을 목적지로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수용으로 보이는 산업 내 생산활동 중 상당 부분이 사실상 중국 생산과 연관된 간접적 수출 활동"이라면서 "도소매 등에서도 수출에 수반되는 생산 활동의 비중이 8% 정도로 작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2022년부터는 수출과 함께 수출연계생산도 상당히 위축된 것으로 추정됐다.
산업별로는 ▲섬유·의복(1990년대 후반) ▲화학, 철강·금속(2000년대 중반) ▲석유정제(2010년대) ▲IT(2018년 이후) 순으로 대중 수출연계생산이 감소했다.
수출연계생산이 변화한 원인을 살펴보고자 연구진은 대중 수출연계생산 증감을 '최종수요 변화'(중국의 소비시장 역할)와 '생산구조 변화'에 따른 기여도로 분해했다.
그 결과 최종수요 기여도는 2010년대 이전까지는 추세적으로 증가세가 확대됐으나, 그 뒤 완만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생산구조 기여도는 2000년대 중반부터 하락세에 들어섰다.
보고서는 "2010년 이후에도 대중 수출연계생산이 매년 GDP의 0.9%씩 평균적으로 증가한 것은 생산구조 변화로 인한 감소 효과(-0.7%)가 수요 호조(+1.6%)로 인해 상당 부분 가려져 온 결과"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생산구조 변화로 인한 하락 요인이 지속되고 있어 대중 수출은 과거만큼의 호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중국과 직간접적으로 밀접히 얽힌 만큼 미·중 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변화는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은 우리의 대중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을 3%~5%(EU 동참 시) 감소시킨다"면서 "만약 트럼프 후보 측에서 공언한 대로 관세 인상이 이뤄진다면 우리 대중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은 6% 이상 감소한다"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