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시티타임스=한국일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 성장률을 3개월 전보다 0.4%포인트(p) 높인 2.5%로 수정하면서 대외 경제 여건이 악화하는 경우에도 2.3% 성장은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23일 발표한 5월 경제 전망에서 "수출 회복 동력이 강해진 데다 소비 흐름도 당초 예상보다 개선됐다"면서 올 성장 예상치를 이같이 조정했다.
다만 "2분기 조정 국면을 거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2분기 성장률은 둔화 또는 역성장이 예상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는 1.3%로 집계돼 당초 시장이 기대한 0.6~0.7%를 두 배가량 뛰어넘는 '서프라이즈'를 선보였다.
기존 예상이 빗나간 이유에 대해 한은은 "1분기 내수가 소비·건설투자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예상을 상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좋은 날씨 덕분에 국민들의 대외 활동이 늘자 의류‧차량연료 등의 소비가 증대되고 대규모 건축 공사가 빠르게 진척된 영향이 컸다.
여기에 정부 재정지출의 조기집행, 휴대폰 신제품 조기출시 영향도 가세했다.
(한은 제공)
이에 한은은 "올해 성장 경로가 상향 조정됐으나 이 같은 증가에는 일시 요인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 2분기 중 조정 국면을 거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으로 예상된 성장 흐름을 자세히 살펴보면, 2분기 건설투자는 감소하고 소비는 둔화되며, 순수출은 기여도가 축소되면서 조정됐다 하반기 다시 회복할 전망이다.
한은은 "소비는 2분기 조정 이후 하반기 중 물가 둔화, 기업 수익 증가 등에 따른 가계 소득 개선에 힘입어 점차 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2분기 순수출 기여도는 수입이 큰 폭 증가함에 따라 전분기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보이나, 대외 여건 개선에 따른 견조한 수출 증가세가 여전히 경기 개선을 주도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게 평가됐다. 주요국 성장과 물가, 통화정책 운용, IT 경기 확장 속도, 유가·환율 움직임 등이 모두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한은 제공)
한은은 이 같은 불확실성을 기초로 진행한 시나리오 분석에서 우리나라가 최악의 경우에도 올해 2.3% 성장은 달성할 것이라고 봤다.
한은은 "중동 분쟁이 상당히 악화되고 러·우 전쟁 규모도 확대되면 주요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금융 여건이 악화해 올해 성장률은 0.2%p 하락하고(2.3%) 물가 상승률은 0.3%p 높아질 것(2.9%)"이라고 추정했다.
반면 이스라엘‧하마스 종전 협상이 타결되고 러‧우 갈등도 진정되면 공급 충격이 완화되며, 올 성장률은 0.1%p 상승하고(2.6%), 물가는 0.1%p 하락할 것(2.5%)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긴축이 장기화하는 경우에도 성장률은 0.1%p 낮아지는 데 그치는 것(2.4%)으로 나타났다. 물가는 환율 상승과 국내 경기 둔화 영향이 상쇄돼 현재 전망 수준(2.6%)에 머물 것으로 예측됐다.
국제유가는 80달러대 등락이 예상된다. 경상수지는 올해 600억 달러로 당초 전망(520억 달러)을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