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2월2일(로이터) - 미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가 1일 뉴욕시장에서 낙폭을 확대하며 6%나 급락, 4일째 이어가던 상승세를 접었다. 런던시장의 브렌트유도 5% 가까이 내렸다.
부진한 중국의 제조업지표와 미국의 포근한 날씨 전망, 그리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기대감 약화로 유가가 크게 압박을 받았다.
중국의 1월 제조업 PMI가 49.4로 확장세를 의미하는 50을 계속 하회한 데다 지난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면서 수요 둔화 우려감을 다시 부각시켰다.
프로스트 & 설리반의 칼 래리는 "미국을 제외할 경우 중국은 (원유 수요의) 최후의 보루가 되고있어 문제"라며 "이런 시나리오가 계속 유지되는 한 중국의 경제 둔화 이슈가 제기될 때마다 유가는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동부의 날씨가 포근할 것으로 예상된 것도 유가에는 부담이 됐다. 2월 중순까지 포근한 기온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며 뉴욕항의 난방유 선물가는 한때 5%나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3월물은 2.00달러, 5.95% 급락한 배럴당 31.6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폭은 31.29달러~34.18달러였으며, 이날 일중 저점은 1월 중순 기록한 12년 저점 26.19달러 대비 여전히 19.5%가 높은 수준이다.
런던 대륙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4월물은 1.75달러, 4.86% 하락한 배럴당 34.24달러에 마감됐다. 거래폭은 33.92달러~36.25달러.
같은 시간 4월물 기준 WTI 에 대한 브렌트유 프리미엄은 88센트로 전 2거래일 종가 54센트에서 확대됐다.
뉴욕증시의 3대 주요 지수는 초반 부진한 미 지표에 하락, 유가 급락세에 일조하기도 했다.
미국의 1월 제조업 PMI는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3개월째 위축 국면을 이어갔고, 12월 소비지출 역시 자동차 구매가 줄고 이례적으로 포근했던 날씨로 인해 유틸리티 수요가 압박받으며 전월비 보합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저축은 3년래 최대 수준으로 증가해 향후 수개월 동안 소비 자들이 지출을 늘릴 여력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12월 건설지출은 소폭 증가에 그쳤다.
한편 석유수출국기구(OPEC) 소식통은 이날 사우디 아라비아 신문에 OPEC의 긴급회동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시장내 감산 합의 기대감을 약화시켰다.
골드만삭스 역시 OPEC과 러시아가 감산에 협력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입장을 보이고 유가가 하반기 이전까지 배럴당 20달러~40달러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분석가들도 경제 제재에서 벗어날 이란이 증산을 계획하고 있어 OPEC의 감산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외에도 이란크는 1월 원유 수출량을 늘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