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7월20일 (로이터) - 경제 성장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한 우려 속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이번달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증시 익스포저를 4년만에 처음으로 '비중 축소(underweight)'로 줄인 반면 현금 비중은 거의 15년래 최대 규모로 확대한 것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가 19일(현지시간) 공개한 서베이 결과 나타났다.
7월 글로벌 서베이에 따르면 펀드 매니저들은 지난달 23일의 영국 국민투표 이후 유로존과 영국에 걸친 위험 감수 성향을 크게 줄였다.
투표를 통해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며 글로벌 증시에서 수십억달러가 증발했고,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31년래 저점으로 하락했다. 또 영국의 경기침체(recession) 우려 또한 급증했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은 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를 이유로 향후 2년간 글로벌 경제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지난달의 서베이에서 참가자들 중 30%는 브렉시트를 글로벌 시장에 있어 최대 '꼬리 리스크'로 규정한 바 있다.
이같은 우려가 이번달에도 이어지며 펀드 매니저들은 포트폴리오에서 영국 증시 배분을 순 23% 비중 축소에서 순 27% 비중축소로 줄였다. 특히 영국 증시에 대한 숏 베팅 비율은 지난 2009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유로존 증시에 대한 배분도 6월의 순 26%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순 4% 비중 축소로 줄었다. 이는 유로존 증시에 대한 3년만에 첫 비중축소다.
BAML의 마니시 카브라 유럽증시 계량분석 전략가는 "3년만에 처음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유럽증시에 대한 비중 축소로 일관했다. 유럽증시는 마침내 약세론이 우세해졌다"고 말했다.
글로벌 포트폴리오 내 현금 비중은 6월의 5.7%에서 7월 5.8%로 확대됐다. 이는 지난 2001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브렉시트가 글로벌 성장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비관론을 키우면서 향후 12개월간 경제 성장세를 기대한 응답자들은 순 2%에 그쳤다. 이는 지난달의 순 23%에서 급락한 것으로 5개월래 최저 수준이다.
펀드 매니저들 사이에서는 통화정책에 대한 불안도 증가했다. 순 44%의 참가자들이 글로벌 통화정책이 지나치게 제한적이라고 답했다. 이는 직접 재정 예산 확대에 나서는 '헬리콥터 머니(helicopter money)'에 의존할 중앙은행들이 비약적으로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서베이에서 향후 12개월 내 헬리콥터 머니를 기대한 투자자들은 39%에 달했다. 6월의 경우 27%에 그쳤었다.
영국과 유럽 증시를 제외할 경우 투자자들은 일부 위험 감수 성향을 유지했다. 신흥시장 증시에 대한 배분은 22개월래 최고 수준에 달했다. 신흥시장 증시 .MSCIEF 는 영국의 국민투표 이후 약 3.5% 상승했다.
미 증시에 대한 배분은 6월의 순 15% 비중 축소에서 순 9% 비중 확대로 큰 폭으로 전환됐다. 비중 확대는 17개월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8일~14일 실시된 이번 BAML의 월간 서베이에는 총 5370억달러를 관리하는 195명의 펀드매니저들이 참가했다.
(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