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사진 = 김호성.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 당선되면서 뉴욕증시의 주요 주가지수가 3% 안팎으로 급등했다. 이에 한국 주식시장에서 수혜 업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1기 시절 금융산업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는 점을 떠올리며 금융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대부분의 업종이 2% 이상 오른 가운데 금융업종은 6% 넘게 폭등하며 트럼프 2기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08.05포인트(3.57%) 폭등한 43,729.93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46.28포인트(2.53%) 급등한 5,929.04,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544.29포인트(2.95%) 튀어 오른 18,983.47에 장을 마쳤다. 이날 다우존스는 2020년 4월 6일 이후 하루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상승률로 따지면 2022년 11월 10일 이후 최대다.
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 지수는 5.84% 폭등했다. 트럼프 정부가 자국 기업 보호를 우선시하며 내수 진작에 힘쓸 것이라는 기대감에 경기순환적 중소기업의 수혜가 예상됐다.
반면 유럽증시는 무역관세, 녹색에너지 정책의 후퇴, 유럽방위비 지출 압박 등의 우려에 하락했다.
이날 범유럽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75포인트(0.54%) 내린 506.78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30지수는 216.96포인트(1.13%) 하락한 1만9039.31에, 영국 런던증시 FTSE100지수는 5.71포인트(0.07%) 떨어진 8166.68에, 프랑스 파리증시 CAC40지수는 37.54포인트(0.51%) 하락한 7369.61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이 정해지면서 이른바 '트럼프 수혜' 섹터로 자동차, 방산, 항공, 에너지, 금융, 화석에너치 밸류체인, 조선, 원전, 천연가스, 산업재, 가상자산 등을 꼽고 있다.
이 가운데 방산 섹터와 관련해 삼성증권은 트럼프 당선인이 국제분쟁 개입 최소화 주장하고 있다는 점, 자국 우선주의 안보가 강화될 것이라는 점 등을 언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이 수혜주로 꼽힌다.
원전 및 전력 섹터와 관련해서는 대신증권과 상상인증권은 전력 인프라 확충은 AI시대의 숙제라는 점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원전 활성화 공약으로 한동안 원전 및 전력주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주로는 한전기술, HD현대일레트리, 두산에너빌리티 등이 꼽힌다.
화석에저지 및 조선주도 수혜섹터다. 신한투자증권은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내 에너지 개발을 장려하고 LNG 수출 설비 확충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통적 에너지의 생산 확대 및 LNG선과 암모니아선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 (KS:096770), S-oil (KS:010950), 흥구석유 (KQ:024060), HD한국조선해양 (KS:009540), 삼성중공업 (KS:010140), 한화오션 (KS:042660) 등이 관련주로 거론된다.
트럼프 2기 시대에 금융규제 완화가 예상되면서 금융주도 대표적인 수혜 섹터다.
트럼프 당선인이 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시절인 2019년 8월 20일 미국 금융 규제 당국은 금융위기 이후 도입됐던 ‘볼커룰(Volcker Rule)’ 규제 완화를 결정했다. 볼커룰은 미국 은행들이 고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자기자본으로 주식·파생상품 등 고위험 상품에 투자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오바마 정부때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제안으로 도입돼 2010년 7월 발효됐지만, 당시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월가 표심잡기에 나서면서 이 규제가 대폭 완화됐다.
볼커룰 규제로 인해 손발이 묶여 있떤 골드만삭스와 JP모간, 모간 스탠리 등 월가 대형 은행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규제 완화를 적극 로비했다. 최종 개정안에 따라 대형 은행들은 60일 이내 보유한 단기 자산에 대해서는 자기자본 거래가 아니라는 점을 당국에 입증할 필요가 없다. 대신 ‘일련의 구체적 검사’를 통해 거래 금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이에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금융산업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관련주로는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