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비상장에 따르면 이날 오후 케이뱅크 비상장 주식은 전 거래일보다 150원(1.9%) 내린 7750원에 거래됐다. 케이뱅크 비상장 주식은 지난달 18일 하루 만에 23.85% 내리면서 올해 들어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한 바 있다.
투자자들이 케이뱅크 비상장 주식에서 돈을 빼는 이유는 IPO 기대감이 꺾여서다. 개인 투자자가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면 공모 청약을 거치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 미리 사들인 만큼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어서다.
지난달 케이뱅크가 제시한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 기준 기업가치는 5조3000억원이다. 비상장주식 1주당 1만3000원 기준으로 추정되는 가치가 4조8800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일반 공모에 참여하는 것보다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흥행 실적에 케이뱅크가 IPO를 철회하면서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상장 주관사단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공모가 희망밴드(9500원~1만2000원) 하단 아래인 8500원으로 설정하는 안을 요청했으나 케이뱅크는 철회를 선택했다.
최근 케이뱅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하면서 비트코인이 1억원을 돌파, 업비트 효과를 기대했으나 상장에 긍정적이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케이뱅크 고평가 논란에는 업비트 의존도가 문제로 지목되고 있어서다.
케이뱅크의 업비트 예치금 비중은 2021년 말 53%에서 올해 6월말 기준 17%로 내려왔다. 지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케이뱅크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높아 자칫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IPO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답했고 다음날 케이뱅크가 상장을 철회했다. 금감원이 케이뱅크가 재제출할 증권신고서 심사를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형적으로 케이뱅크가 성장하고 건전성 개선 여부 등을 강조하고 있는 점은 초점에 둘 필요가 있다"며 "케이뱅크의 프리미엄 혹은 할인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