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상진 기자]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고평가, 적자, 업황 부진 등 각종 논란에도 상장 첫날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17일 오전 9시38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주가는 공모가(3만6200원) 대비 2만9000원(80.11%) 오른 6만5200원에 거래 중이다.
◇ 기관 수요예측 부진...공모가 3만6200원 결정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차전지 핵심소재인 전구체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특히 올해 인기 종목이었던 에코프로 그룹사라는 점에서 상장 준비 작업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낮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최종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인 3만6200원으로 확정했다.
수요예측에는 1141개의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17.2대 1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시총은 2조5604억원으로 결정됐다.
이후 일반투자자 청약도 기대보다 저조했다. 일반투자자 청약 경쟁률은 70대 1로, 청약 증거금으로 총 3조6705억원이 모였다.
고평가 논란에 업황 부진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청약 흥행에 실패했다.
◇ 3분기 적자전환 등 상장 전 악재 노출
여기에 회사가 상장을 앞두고 3분기 실적이 적자 전환됐다고 밝히면서 시장 우려를 키웠다.
지난 14일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주주서한을 통해 3분기 실적이 매출액이 2400억원, 영업이익 69억원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달초 진행됐던 투자설명회에서 3분기 실적 악화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최근 불거진 파두의 '사기 상장' 논란에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 하이니켈 양극재용 전구체 생산 전문 업체
다만 회사는 전구체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중장기 성장성은 확실하다고 자부했다.
2017년 출범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에코프로의 계열사로, 이차전지의 핵심소재인 하이니켈 양극재용 전구체 생산 전문 업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하이니켈 전구체를 국내 최초로 양산했으며, 2022년 말 기준 전구체 생산능력은 약 2만톤으로 국내 최대 전구체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2021년 RMP(Raw Material Precipitate)공정을 구축해 고순도 원료를 수직계열화했으며 이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공모를 통해 조달된 자금 중 약 3900억원을 시설 투자에, 약13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번 공모를 통해 CMP 3, 4공장과 RMP 3,4공장에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 추가 투자는 내부창출현금흐름 등을 활용해 증설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운영 자금의 경우 생산능력 증대에 따라 필요량이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니켈 브리켓, MCP, MHP 등 주요 원재료 매입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정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한국 최대 규모의 하이니켈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7년 생산능력 21만톤을 목표로 가파른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기준 불량률은 0.41%에 불과해 양산 기술력 또한 이미 갖추고 있는 상황으로, 하이니켈 전구체 뿐만 아니라 NMX 및 OLO 등의 차세대 양극재용 전구체 연구개발을 지속해 고객사 선호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판단했다.
◇ 2025년 이익 950억 전망...중장기 성장성 충분
유진투자증권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 2025년 매출액은 1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950억원을 전망했다.
허준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 에코프로비엠의 목표 캐파는 40만톤이고 중량기준 양극재 내 전구체 비중은 90%, 에코프로비엠의 전구체 내재화율 목표는 30%고 이를 고려한 12 만톤의 수요에 대응하려면 2025년 9만5000톤 캐파도 부족하다"며 "이외에 현재 논의 중인 추가 고객사도 있기 때문에 캐파 증설이 중장기적 실적 성장을 담보한다"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고평가라는 시각과 적정가치라는 시각이 혼재하고 있고, 적은 유통물량으로 인해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 심하겠지만 중장기적 가치는 전구체업체들과 양극재업체들 사이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공모가는 공모자금 투입 후 증설 완료되는 2025년 예상실적 기준 PER 28.4~34.6배 수준"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