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8월29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2인자인 스탠리 피셔 부의장이 연내 두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국제 금융시장에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달러/원 환율도 상승 쪽으로 반응을 보이며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넷 옐렌 연준 의장은 지난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글로벌 중앙은행장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노동시장 개선과 완만한 경제 성장 전망이 금리 인상 명분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그간 비둘기적 색채가 강했던 연준 의장의 스탠스를 감안해 시장은 이같은 발언에 대해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듯 했지만, 피셔 부의장이 올해 연말까지 금리 인상이 1회 이상 가능하다고 발언하자 들썩였다.
달러는 주요 통화에 대해 강한 반등에 나섰고 증시는 하락했다. 한편 CME 그룹의 페드워치 프로그램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36%로 반영돼 옐렌 연설 직후 24%보다 상승했고, 12월 인상 가능성은 57%에서 60% 이상으로 확대됐다.
▲ 매파로 변한 연준..달러/원 일단 상승 예상
연준의 주요 인사들이 연내 금리 인상론에 대한 불을 지핀 이후 옐렌 의장과 피셔 부의장이 이를 재확인한 모양새가 되자 일단 달러/원 환율은 포지션 조정 가능성 속에 상승 쪽으로의 변동성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A은행의 외환딜러는 "특히 피셔 부의장의 발언은 생각보다 굉장히 매파적이었다"면서 "연준 의장과 사전 교감 없이는 이같은 발언을 할 수 없었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이어 그는 "달러/원에 대한 포지션 조정이 뒤따를 수 있는 가운데 환율은 일단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옐렌 의장은 연설에서 최근 수 개월간 미국 금리인상을 위한 명분이 강화됐다고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금리인상 시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또한 앞으로 나올 지표들의 중요성을 재차 언급한 만큼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후 나올 지표들을 앞두고 저울질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달러/원 환율도 급한 포지션 조정 이후에는 매파적인 연준 스탠스를 지지하기 위한 지표 확인 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또한 시기적으로도 월말 주에 따른 네고 공급을 감안해야 하는 만큼 환율의 급등 가능성에는 무게가 크게 실리지는 않고 있다.
B은행의 외환딜러는 "월말 네고 수요도 감안해야 하고 이번 주 후반에 나올 미국 고용지표도 있고 해서 현재로선 달러/원의 급등 가능성을 높게 보진 않는다"면서 "개인적으로는 미국의 (연내) 2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데 이에 이전보다 다소 높아진 레인지 장세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C은행의 외환딜러는 "매파적이었던 피셔 발언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도 "이제 적극적인 숏은 못 가겠지만 추가적인 미국 지표인 고용 결과를 확인하기 이전까지는 크게 움직일 수도 없다고 본다. 일단 1130원 저항력을 봐야할 듯 하다"고 말했다.
D은행의 외환딜러는 "여타 다른 국가들이 완화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서 득될 것이 없다고 본다"면서 "금리 인상에 대한 가능성은 계속 열어두겠지만 연준이 얼마만큼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지는 여전히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편집 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