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4월28일 (로이터) - 미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가 27일(현지시간) 자신의 대외 정책을 공개했다.
그는 자신은 대통령이 될 경우 항상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시하고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들에게 더 많은 방위 분담금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게 싫으면 자체적으로 방어하도록 놓아 두겠다는 것.
트럼프는 워싱턴 시내의 한 호텔 연설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외 정책을 통렬히 비난했다. 그는 민주당 출신 오바마는 중국이 미국을 이용하도록 내버려 두었으며 이슬람국가(IS)를 패퇴시키는데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녹을 털어 낼 것”이라며 또 중국 및 러시아와 보다 개선된 관계를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억만장자 사업가 트럼프는 전날 북동부 수개주 경선 승리로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선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전 공화당 출신 대통령 조지 W. 부시의 대외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자신은 미국의 힘을 보다 아껴가며 사용하겠다는 것.
트럼프는 자신은 대통령이 되면 중국과 러시아의 군비 확장에 발 맞추어 미국의 군사력을 증강하겠지만 ‘절대적으로' 필요할 경우에만 무력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나는 대안이 없을 경우 병력 배치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은 싸우면 꼭 이겨야 한다. 나는 필요하지 않으면 파병하지 않을 것이며 승리할 수 있을 때만 파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부 지원을 포함한 제반 이유로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냉각된데 대해 “힘의 논리에 기반해서 러시아와의 긴장관계 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자신은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이용,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에게 핵 프로그램 억제를 설득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힘있는 자를 존경한다. 그러나 미국은 그들이 우리를 경제적으로 이용하도록 내버려 두었으며 그 결과 우리는 그들의 존경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자신은 대통령이 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및 아시아 동맹국들과 별도의 정상회담을 갖고 이들의 방위에 대한 미국의 재정적 약속을 ‘재조정(rebalancing)'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 동맹국들이 합당한 분담금을 지불하지 않으면서 미국의 방위 우산 덕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방어해주는 나라들은 돈을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은 이들에게 알아서 자신을 지키라고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번도 공직에 선출된 적이 없는 트럼프는 특유의 간단명료한 스타일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같은 포퓰리스트적 구호로 특히 백인 노동자 계층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트럼프는 사전준비 없는 즉흥 연설에 능하다. 그러나 그는 이날 연설에서 프롬프터의 도움을 받았는데 이는 보다 많은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최정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