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뉴욕, 8월30일 (로이터) - 지난 1961년 쿠바 혁명 이후 처음으로 금주 미국-쿠바 간 민간항로가 열렸지만 미국 관광객들이 쿠바로 대거 몰려오기까지 앞으로 몇 년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사 제트블루는 31일부터 플로리다에서 쿠바의 산타클라라까지 항공편을 시범 운영할 계획인데, 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방문과 수십 년만의 미국 국적 크루즈 선박 입항 등 금년 초부터 시작된 양국 간의 급격한 관계개선 움직임의 일환이다.
머지않아 제트블루 항공편을 이용해 쿠바를 찾게 될 미국 관광객 수는 지금까지 캐나다와 유럽 관광객들이 즐겨 찾던 산타클라라 북단의 해안 휴양지대에 주로 묵게 될 것 같다.
그러나 미국이 쿠바 여행을 규제하고 있고, 쿠바 내 호텔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라 지금 당장 쿠바를 방문하는 미국 관광객 수가 급격히 늘어나리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미국 의회는 미국 시민권자가 관광 목적으로 쿠바를 방문하는 것을 금지하는 무역제제를 아직 풀지 않고 있다.
한편 오바마 행정부는 해당 무역제재와 관련하여 문화교류, 종교, 교육, 사업, 가족방문 목적 등 쿠바 방문을 허용하는 12개 예외조항을 승인한 바 있다.
그렇다는 것은 적어도 앞으로 몇 달 동안 제트블루 같은 항공편을 통해 쿠바로 입국하는 승객들의 대부분은 친척 방문 목적의 쿠바계 미국인들이거나 체 게바라 묘역 등 문화 유적을 구경할 목적으로 오는 미국 시민권자들일 것으로 추정된다.
일정한 시험 기간이 지난 후에 양국 간의 협정에 따라 제트블루 뿐만 아니라 다른 항공사들도 포함하여 하루 25개 항공편이 양국을 오갈 것이고, 아바나에 도착하는 항공편도 매일 20건에 달할 예정이다. 제트블루에 이어 9월부터는 실버에어웨이(Silver Airways), 아메리칸에어라인(American Airlines) 등도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쿠바의 수도권 이외 지역에 도착하는 항공편을 운항할 계획이다.
운항 초기부터 이들 항공사들은 지금까지 하루 평균 17회 가량 양국 사이를 운행해왔던 전세기 승객들을 흡수하게 될 전망이다. 쿠바로 운항하는 전세기 운행사들 중 대형 업체에 속하는 마라줄차터(Marazul Charters)의 밥 길드 부사장은 "지금까지 아메리칸에어라인과 제트블루가 발표한 항공요금은 매우 저렴한 편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전세기 업계가 피해를 볼 것은 불문가지의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마라줄 또한 이번 9월부터 쿠바 내 지방도시들로의 항공편은 크게 줄일 예정인 한편 아바나로의 항공편 수는 다른 민항사들이 승인을 대기하는 동안에는 계속 같은 수준으로 운행할 것이라고 길드 부사장은 말했다.
(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