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월1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반도체 가격 하락과 대중 수출 부진 영향권에 갇혀버린 한국 수출이 넉 달째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이 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 하락한 471.1억달러를 기록했다. 로이터 전망치(-8.7%)는 소폭 웃돌았지만, 수출은 작년 12월부터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같은 배경에는 반도체 가격 하락, 중국 경기 둔화 지속과 함께 조업일수 감소(-1일) 등이 함께 작용했다.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한 418.9억달러로 로이터 전망치(-4.9%)보다 부진했다. 한편 무역수지는 52.2억달러로 8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 반도체ㆍ대중 수출 부진의 짙은 영향권
반도체 수출은 전년비 16.6% 급감했다. 작년 9월 최고 실적을 기록한 이후 줄곧 하락 추세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메모리 반도체 단가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IT기업의 데이터센터 재고조정 지속 및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스마트폰 판매 정체 영향이 맞물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반도체 수출 물량은 3월1일부터 25일까지 전년비 1.8% 증가해 그간의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한편 또 다른 주력제품인 석유화학제품은 국제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규모 정기보수에 따른 재고 확충 및 미국발 공급물량 증가로 수출단가가 하락해 전년비 10.7% 감소했다.
대중 수출 부진은 예외 없이 이어지고 있다. 3월 대중 수출은 전년비 15.5% 감소해 다섯달 연속 감소했다. 특히 3월1일부터 25일까지 대중 반도체 수출은 전년비 31.9% 급감했다.
▲ 일평균 수출 반등..개선 조짐?
3월 수출이 감소세에서는 벗어나지 못했지만 감소폭 기준에서는 2월 수출보다는 개선됐다. 2월 수출은 전년비 11.1% 감소해 감소폭 기준으로 2016년 4월 이후 최대폭을 기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3월 수출 감소율이 2월보다 둔화된 가운데 정부와 수출이 합심해 수출활력에 총력 대응한다면 다음 달 수출 감소세 하락폭이 더욱더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은 1월부터 반등하는 추세다. 지난 1월 19.2억달러였던 일평균 수출액은 2월 20.8억달러, 3월 20.9억달러를 기록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평균 수출 기준으로는 다소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서 (수출이) 추세적으로 소폭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작년 한국 수출 비중 26.8%를 차지하면서 제1 수출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대중 수출이 한국 수출경기에 있어 단연 가장 큰 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 "반도체 및 대중 수출 부진 여건이 해소되기 이전에는 수출 경기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기 어렵다"면서도 "일평균 수출액 개선 측면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경기를 부양하는 가운데 중국 제조업 회복 신호를 보면 한국 수출 감소도 줄어들 수 있다"면서 "결국 반도체 수출도 중국에 달려 있고 다른 부분도 중국 경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서 미-중 무역협상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편집 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