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2월1일 (로이터) 박예나ㆍ최하영 기자 - 지난달 한국 수출이 녹록지 않은 대외 여건 하에서도 비교적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향후 둔화 우려를 불식시키지는 못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1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519.2억달러로 역대 3위를 기록했다. 또한 사상 첫 7개월 연속 그리고 연간 8번째로 500억달러를 상회했다.
한편 수입은 전년비 11.4% 증가한 467.8억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51.4억달러로 82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로이터 전망치(수출 +6.6%, 수입 +12.0%)는 하회했지만 수출입 수치는 대체로 양호한 결과를 보였다.
일평균 수출은 21.6억달러로 전년비 4.5% 증가했고, 수출 단가 및 물량은 각각 4.0%, 0.5% 늘었다.
올해 11월까지 누적 기준 수출액은 전년비 6.2% 증가한 5572억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올해 수출이 사상 첫 6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반도체 증가율 ↓, 대중 수출 감소 전환
13대 주력품목 중 반도체・일반기계・석유화학・석유제품・선박 등 6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고, 이 중 반도체・석유제품・선박 등 3개 품목의 수출은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석유화학 수출은 전년비 3.8% 늘어 12개월 연속 40억달러를 상회했고, 석유제품은 23.5% 늘어 13개월 연속 30억달러를 넘어섰다.
한편 반도체 수출은 전년비 11.6% 증가해 7개월 연속 100억 달러를 초과했다. 지속적인 메모리 수요 증가에 따른 수출 호조세가 이어진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반도체 수출 증가율 둔화세는 재차 확인됐다. 올해 1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비 53%대 증가율을 보였지만 11월 10%대로 계속 축소돼왔다.
한편 지역별로는 아세안・미국・EU・일본・베트남・인도・CIS 등으로의 수출이 증가한 가운데 이중 최근 정부가 이른바 신남방지역으로 분류하는 아세안과 신북방지역인 CIS 지역 및 EU・인도가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주목할 대목은 대중 수출의 감소다. 대중 수출은 전년비 2.5% 줄어 25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기저효과와 더불어 디스플레이 및 무선통신기기 수출 부진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 산업부 "대외여건 녹록지 않아"
산업부는 올해 수출이 역사상 첫 6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 등 대외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다고 평가했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내년 수출 전망에 따르면 한국 수출은 연간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아직 한국 수출에 가시적으로 나타나진 않지만, 곧 윤곽이 드러날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향후 국내 수출 경로에 있어 의미있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상현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휴전 비슷하게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쪽으로만 합의를 봐도 국내수출 경기에는 긍정적인 뉴스일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최악의 상황으로 가면 내년 상반기 수출 상당히 안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유가 급락했기 때문에 석유제품 수출이 타격받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미-중 정상회담 결과 자체는 국내 수출 경기에 큰 영향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편집 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