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6월26일 (로이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부과하겠다고 밝힌 관세는 공급망을 겨냥함으로써 소비자들을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관세 부과 목록 속에는 구글 네스트 온도조절기부터 무대 효과를 위한 연무기까지 예상 외의 다양한 품목들이 들어가 있다.
무역 분쟁이 고조되면서 미국은 최대 4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그 중 첫 34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다음 달부터 이루어질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권자에게 직접 세금이 부과되는 것을 막기 위해 1차 관세 부과 품목에서는 최종 소비자가 소비하는 품목을 피하는 전략을 취했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 품목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로이터 분석 결과 나타났다. 또한 트럼프 정부의 위협처럼 4500억 달러 상당의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게 된다면 관세는 거의 모든 제품에 부과된다. 작년 미국의 중국산 제품 수입 규모는 5060억 달러에 달했다.
훈 콰치 소매산업 기업인 협회의 국제무역 부회장은 "관세 부과 대상 품목 규모가 2000억 달러로 늘어나게 되면 관세는 가족 모두가 소비하는 제품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무역 대표부가 관세 부과 품목으로 지정한 1102종 중 소비재는 현재 1%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대부분 자본재나 중간재로 분류된다.
소비재 외에 자본재나 중간재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 외 공급망을 찾거나 추가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효율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하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기업인들은 이러한 관세 부과 형태 역시 미국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조쉬 카머 정보 산업 협회의 세계 정책 수석 부사장은 "공급 체인의 어느 부분에 관세를 부과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궁극적으로 세금은 소비자들에게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분류 체계에 따른 관세 부과는 예상 외의 품목을 포함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이를 관세의 임의적 영향으로 본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조립되어 구글에 의해 약 250달러에 미국에서 판매되는 구글 네스트 온도 조절기는 자본재로 분류되어 관세 부과 대상이 된다.
연간 수입 규모가 3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연무기와 1600만 달러 규모의 기타 이펙터 수입 역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OECD 제품 범주에 따르면 증기 발생기와 이펙터는 모두 기타 전기 장비로 분류되며, 160억 달러 규모의 두 번째 관세 부과 품목에 들어가게 된다.
제너럴 모터스 계열의 뷰익에서 생산하고 있는 중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인 엔비전도 품목에 올라 있다. 중국에서 제조된 이 차량은 작년 미국에서 4만1000대가 판매됐다.
중국의 지리가 소유한 볼보의 중국산 자동차들 또한 관세에 직면해 있다. 볼보는 최근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에 생산 시설을 설립했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지난주 휴대폰은 관세 부과 품목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발표해 중국에서 조립되는 아이폰은 영향을 받지 않게 되었다. 카운터 포인트 연구소와 IHS마르키트 자료에 따르면 아이폰은 작년에 약 6100만대 수입됐다.
그러나 메리 러블리 시라큐스 대학교 경제학 교수에 따르면 첫번째 관세 부과 품목에 들어가게 될 대부분의 회사들은 실제로는 중국 기업들이 아니다.
중국 수출 데이터를 통해 러블리 교수와 양량 연구원은 관세 부과 품목에 오른 전자제품 중 87%는 중국 이외의 다국적 기업과 외국인 합작 투자로 이루어진 상품임을 밝혔다.
예를 들어, 중국의 반도체 제품들은 주로 미국, 대만, 한국 또는 일본의 칩을 사용하며 중국에서는 조립, 포장, 시험 등이 이루어진다.
러블리 교수는 "중국에서의 수입 규모가 수출 규모보다 크기에 중국이 더 많은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무역 흐름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품목 중에는 토요타 프리우스 자동차 배터리와 원유의 수소첨가분해에 사용되는 중국산 희귀금속인 란타늄 산화물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지난해 11억 달러 이상의 수입 규모를 기록한 LED 조명 분야에서 중국산 제품은 전체의 99%를 차지한다. 중간재로 분류되지만 종종 소비자들에게도 직접 판매되는 천장 조명 기구에서 중국은 지난 해 전체 수입의 91%를 6억 9700만달러에 공급했다.
*원문기사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