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BIS)는 결제 기술 혁신의 미래를 다룬 최근 분기 보고서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집중 조명했다.
1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은 미래 결제 인프라를 구성할 혁신 기술 트렌드로 토큰화 증권,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국경 간 결제, P2P 등을 거론했다.
138쪽에 달하는 보고에서 국제결제은행의 고위 인사들은 혁신기술과 트렌드를 인식하고 이전보다 열린 입장을 내비쳤다.
신현송 BIS 조사국장은 "기술 발전 속도와 잠재적인 파급력으로 인해, "새로운 결제 시스템이 정책 입안자가 고려해야 할 최우선 사안이 됐다"고 말했다.
아구스틴 카르스텐스(Agustín Carstens) 국제결제은행 총재는 지불 시스템 향상을 위한 혁신 방안으로 "송금인과 수취인을 직접 연결하고 중개자 수를 최소화하는 P2P 방식"을 지목했다.
토큰화
보고서는 분산원장에서 증권을 토큰화하면 효율성을 높혀 결제 주기를 더욱 단축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분산원장 시스템이 중개자 수를 줄여 백엔드 시스템의 복잡한 과정을 향상시킬 것이라 기대했다.
한편, 보고서는 시장 참여자들이 기존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으며 짧은 결제 주기를 원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은행은 "유동성 요건은 늘고 시장 조성업체가 결제에 필요한 현금과 증권을 끌어올 시간은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제결제은행 연구진은 분산원장 기반 증권 시스템이 도입되려면 법률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결제 및 청산 부문에서 분산원장 및 스마트컨트랙트는 청산, 결제 산업에서 아직 증명되지 않은 기술"이라며 운영 면에서도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은 토큰화 시스템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기존 계좌 기반 시스템과의 상호 운영 가능성"을 강조했다.
국제결제은행은 CBDC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질문을 제기했다. ▲CBDC를 범용으로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기관급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할 것인지 ▲계좌를 기반으로 할 것인지 토큰을 기반으로 할 것인지 ▲반드시 분산원장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지 ▲중앙화 또는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가능한지 등의 질문을 던졌다.
보고서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진 않았지만 사례별 고려점들을 기술했다.
은행은 디지털 화폐가 기존 결제 시스템보다 뚜렷한 이점이 없다면 개발할 필요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소비자가 현금이나 신용카드보다 편리하지 않은 CBDC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고, 산업도 높은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시스템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분산원장 기반 CBDC의 취약점으로 합의 매커니즘을 짚었다. 은행은 이러한 매커니즘이 처리할 수 있는 거래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소액 결제를 부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대로, 은행이나 대형 기업 간의 대규모 결제가 이뤄지는 도매 시스템에서는 분산원장기술의 합의 매커니즘이 적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CBDC 시스템이 어느 정도 분산돼야 하는지도 다뤘다. 분산을 통해 단일 실패 지점 리스크를 없앨 수 있지만 또 다른 취약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은행은 "기존 시스템이 가진 핵심적인 취약성은 해킹 공격 등을 통해 최상위 노드가 고장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분산원장기술이 가진 주요 취약성은 합의 매커니즘이다. 디도스 공격 등으로 압박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일부 중앙은행들이 분산원장 기반 CBDC를 시범 가동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인상적인 결과를 보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달, 국제결제은행이 전 세계 66개 은행을 대상으로 CBDC 관련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관의 10%가 3년 내 범용 CBDC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결제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총재는 완전히 새로운 결제 인프라가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추진하는 리브라는 구체적인 사안을 내놓지 않았음에도 중앙은행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러한 결제 기술 변화에 대응하고 국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결제은행은 ‘BIS 이노베이션허브’를 출범하고, 수장으로 브느와 꾀레 전 유럽중앙은행 집행이사를 임명했다.
보고서는 이노베이션 허브가 "디지털 혁신이 결제, 청산, 화폐 분야에 미칠 다양한 사안을 다룰 것"이라고 전했다.
카르스텐스 총재는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화폐 자체를 재발명해야 하는지, 공급 및 이용 방식 개선에 중점을 둬야하는지"가 허브가 다룰 핵심 주제라고 강조했다.
BIS 이노베이션허브는 은행가와 통화 정책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디지털 혁신에 대한 프레임워크를 개발할 계획이다. 은행은 통합적인 정책 개발을 위해 스위스, 홍콩, 싱가포르에 허브를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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