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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 오렌지라이프 자회사 편입 앞두고 주식교환 진통

입력: 2019- 12- 09- 오후 06:18
© Reuters.

(좌) 신한금융, (우) 오렌지라이프 본사.

[인포스탁데일리=박효선 기자] 신한지주가 당초 계획보다 빨리 오렌지라이프의 잔여 지분을 전액 매입하고 완전 자회사 편입을 결정한 가운데 오렌지라이프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다. 신한지주가 오렌지라이프 주가가 낮을 때 주식교환 계약을 체결해 손실을 보게 됐다는 주장이다.

오렌지라이프 주주는 오렌지라이프 주식 1주당 신한지주 주식 0.66주를 받을 수 있다. 교환가액은 신한지주 4만3336원, 오렌지라이프 2만8608원이다. 오렌지라이프 주주의 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은 2만8235원이다.

이 금액은 신한금융이 MBK파트너스로부터 오렌지라이프를 사들일 당시 주당 인수가인 4만7400원과 비교하면 40% 가량 낮은 가격이다. 지난 2017년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이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던 때 공모가 3만30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참고=전자공시시스템

◇오렌지라이프 주주 “주가 바닥 시점에 주식교환 계약 체결”

오렌지라이프 소액주주 대표는 '인포스탁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올해 상반기만 해도 오렌지라이프 주가는 3만원대에 움직였는데 주가가 2만원대로 바닥을 기자 신한에서 자회사 편입을 발표했다”며 “이는 주주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신한지주에만 유리한 교환방식으로 주총 금지 가처분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과 오렌지라이프 주식교환 승인을 받기 위한 주주총회일은 다음달 10일로 예정돼 있다. 주식교환은 특별결의 안건으로 상법상 특별결의는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이상, 주총 출석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통과된다. 주식교환에 반대하는 오렌지라이프 주주들이 의결권 34%를 확보할 경우 신한지주의 오렌지라이프 자회사 편입 계획은 무산될 수 있다.

또 오렌지라이프 주주 대표는 “정문국 사장을 비롯해 오렌지라이프 경영진들은 스톡옵션 행사로 상당한 차익을 얻었다”고 비판했다.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는 지난 1월 신한금융 편입 확정 후 당시 신한금융 인수가 4만7400원 기준으로 옵션을 행사해 194억4500만원 규모의 차익을 얻었다. 또한 앤드루 바렛 오렌지라이프 부사장이 스톡옵션 행사로 97억2200만원 차익을 얻는 등 임원 22명의 스톡옵션 행사이익은 514억원에 달했다.

◇신한 “중간배당으로 오히려 주가 오르고 연말 배당 위해 교환일자 미뤄”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주주들을 위해 오히려 주가가 오를 때까지 기다려 주식교환 계약을 체결하고, 연말 배당을 감안해 교환일자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 측은 “저금리 기조로 보험업황이 많이 악화되며 지난 8월 오렌지라이프 주가가 2만3000원까지 떨어졌는데 그 시점이야 말로 (신한 측에) 주식교환 유리한 시점이었을 것”이라면서 “또 배당을 피하지 않고 당시 중간배당을 결정하면서 주가가 조금씩 회복됐고, 주주들이 받을 연말 배당을 고려해 교환일자도 올 하반기가 아닌 내년 1월로 미루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오렌지라이프 배당수익률을 기존 8%로 유지한다는 부연이다.

이어 “내년에는 3600억원 규모의 신주 발행을 하게 되는데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이 주식도 소각할 계획”이라며 “주주들은 배당을 받고, 신한지주와의 교환 또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활용해 오렌지라이프 주식을 현금화하는 등 선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건은 GIC… 사실상 신한 측 주주로 소액주주 영향력 어려움

관건은 유통 주식 중 대부분을 쥐고 있는 싱가포르투자청(GIC)의 움직임이다. GIC는 지난 6월 411만주 규모의 지분을 사들여 오렌지라이프 2대 주주에 올랐다.

다만 GIC는 신한지주 지분도 2% 이상 보유한 주주로 사실상 신한 측이라는 시각에 무게가 실린다. 결국엔 신한지주에 유리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GIC가 오렌지라이프 2대 주주로만 있다면 주식교환 딜이 무산될 가능성이 충분했을 텐데 신한지주 지분도 들고 있어 사실상 주식교환에 반대할 요인이 적어 보인다”며 “이미 신한 측이 다른 외국인 주주들의 의중도 파악했을 가능성이 높아 소액주주들의 영향력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박효선 기자 hs1351@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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