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일 기자] 테슬라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 모두를 공개지갑에서 다른 지갑으로 이전했다. 테슬라의 갑작스러운 비트코인 이전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공개지갑에 보유하고 있던 7억6000만 달러(약 1조400억원)가치 비트코인을 정체를 알 수 없는 지갑으로 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테슬라는 2021년 15억 달러를 투입해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구매했다. 하지만 이후 채굴과정에서 화석연료가 과도하게 사용된다며 추가로 구매하지는 않았다. 그러던 2022년 6월 테슬라는 암호화폐 빙하기 속 보유한 비트코인의 상당부분을 매도했다. 당시 비트코인은 2만 달러 가치였으며 이는 테슬라가 구매할 때보다 1만8000달러 정도나 낮았다. 테슬라는 이 때 이후 2년이 넘도록 비트코인에 대한 그 어떤 변화도 주지않고 있었다.
테슬라는 처음 3번의 거래에서 각각 7518만 달러, 7608만 달러, 7716만 달러를 이체했다. 7608만 달러, 7716만 달러는 익명 지갑으로 보내졌고 7518만 달러는 신원 불명의 지갑으로 보내졌다. 이후 이들 지갑으로 약 10번에 걸쳐 이체가 진행됐으며 마지막에는 1억 2236만 달러 어치 비트코인이 한꺼번에 이체됐다.
이체가 완료되고 테슬라의 공개지갑에는 8.08달러 상당의 비트코인만이 남았다. 테슬라는 이체 이후 관련해 어떤 멘트도 남기지 않고 있다.
테슬라의 갑작스러운 비트코인 이전을 두고 크립토퀀트 분석가인 Maartunn은 3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가장 첫번째 추측은 내부 감사와 관련된 회계 또는 법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전송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는 운영 목적을 위해 여러 개의 지갑을 사용할 가능성이다. 하지만 관련 가능성은 이전된 지갑의 형태 등을 봐서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는 향후 매각을 위한 재배치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관련해서는 코인베이스 등 거래소로 자산이 이전됐다는 증거가 나와야 하는 상황이다.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미지출 거래 출력(unspent transaction outputs, UTXO)을 통합하기 위한 것이 아니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UTXO는 비트코인의 거래 유효성을 검사하는 기능으로 일종의 장부라고 할 수 있다. 근데 특이한 것은 비트코인 UTXO는 통합돼 관리되는 것이 아니라 지갑으로 들어온 만큼 장부가 별도로 저장된다. 예를 들어 200비트코인, 800비트코인을 구매해 총 1000비트코인이 있다고 한다면 UTXO는 200비트코인, 800비트코인이 각각 저장된다.
UTXO는 이중 지불 방지, 잔고 증명 용이 등의 장점이 있지만 너무 과하게 생성되면 불필요한 수수료 등을 내야하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이를 통합해 비용 절감하는 등의 선택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매각할 준비를 하는지 단순히 보관을 위해 이전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며 "아직 테슬라의 비트코인이 거래소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즉각적인 판매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유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추측의 여지가 남아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