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7월13일 (로이터) 이경호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자넷 옐렌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발언 이후 국제 금융시장에 확산된 위험선호 및 달러화 약세 분위기에 13일 큰 폭으로 떨어졌다.
환율 KRW= 은 지난달 말 이후 처음으로 1130원대로 밀려났으며 이날 종가는 3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달러/원 환율은 전일비 8.8원 낮은 1136.3원에 최종 거래됐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0일의 1135.4원 이후 3주 만에 최저치다.
환율은 한때 1134.9원까지 떨어지며 전일비 낙폭이 10원을 넘기도 했다. 환율이 이처럼 큰 폭으로 하락하자 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의 달러 매수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이날 환율은 옐렌 의장의 간밤 의회 증언 이후 나타난 국제 금융시장 분위기에 전방위적 하락 압력을 받았다.
옐렌 의장이 점진적인 금리 인상에 대한 입장을 재차 확인하자 뉴욕 증시 등 위험자산들이 랠리를 펼쳤고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가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특히 밤사이 원화를 비롯해 싱가포르달러 및 중국 위안화 등 아시아 이머징 통화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달러/싱가포르달러 환율 SGD=D3 의 경우 1.38의 지지선을 하향 돌파했고 달러/엔 환율 JPY= 은 이날 장중 112엔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코스피지수 .KS11 가 장중 1% 이상 올랐다가 장 막판 상승폭을 줄이기는 했으나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인 2409.49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700억원대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장중 환율이 전일 대비로 10원 이상 넘게 하락하자 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조성됐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장 막판 외환당국의 움직임을 추정하기도 했다.
한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위험자산 랠리에다 달러화 약세가 겹치면서 달러/원도 최근의 상승분을 대거 반납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환율이 1135원 근처로 밀리면 누군가 계속 뜯는 게 당국이 움직인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다른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낙폭이 너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당국이 장 막판 개입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있었던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는 예상대로 금리 동결 결정이 내려졌고 외환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 고점 찍고 내려온 환율, 이제는 하단 찾기
환율은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무려 15원가량이나 급락했다. 아울러 이전 박스권 상단으로 자리 잡았다가 새로운 레인지의 하단으로 여겨졌던 1140원 선이 하향 돌파되면서 한때 1150원대 후반까지 올랐던 환율의 상승세가 완전히 꺾였다는 평가가 확산되고 있다.
1150원대가 단기 고점이라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하단이 어디인지가 관건이라는 지적들이 나온다.
한 외환전문가는 "단기 고점은 찍었다고 봐야 하고 이제 아래로 얼마나 더 내려갈지가 관건 아니겠느냐"면서 1125-1155원 정도를 새로운 박스권으로 예상했다.
한 시중은행의 딜러는 "오늘 모처럼 당국이 티 나는 개입을 할 정도로 환율의 반락세가 가파르다"라면서 "일단 1130원도 돌파될 가능성은 열어두는데 기존에 1120원 선이 워낙 강하게 막혔던 만큼 1120원대 중반만 가도 자율적으로 환율이 지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런 가운데 이날 밤 의회 증언 2라운드에 나서는 옐렌 의장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 것인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여전하다. 다만 전날의 증언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만큼 시장에 미칠 파장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 시가 1137.5 고가 1139.8 저가 1134.9 종가 1136.3
▶ 거래량 : 서울외국환중개 67억2500만 달러
한국자금중개 29억8700만 달러
▶ 14일자 매매기준율 : 1137.5
▶ 외국인 주식매매자금 : 유가증권시장 3734억원 순매수
(편집 전종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