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6월8일 (로이터) - 유가 상승의 기저 효과가 종료되면서 올해 하반기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세가 상반기에 비해 둔화될 것이라고 현대경제연구원이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최근 수출 동향과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우선 최근 수출 경기 회복의 배경으로 가격 효과가 상당했다는 점을 지목했다.
보고서는 최근 5개월 연속으로 두 자리수 증가율을 달성한 한국 수출에 대해 "유가 상승에 따른 수출 가격 효과가 상당한 가운데, 신흥국 경기가 개선되면서 수출 물량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한국은행의 수출금액지수로 분석한 결과 2017년 1~4월 기간 중 수출 증가율이 약 16.8%로, 이 중 물량 증가에 따른 부분이 6.8%포인트, 가격 상승에 따른 요인이 10.1%포인트라고 밝혔다. 즉 수출 증가율 중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분이 약 60%, 물량 증가로 인한 부분이 40%를 차지한다는 지적이다.
이 중 수출 가격 상승에는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이 컸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한국 수출가격지수는 국제유가가 하락하기 시작한 2014년 하반기부터 동반 급락했고 국제유가가 2016년 11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 이후 상승세를 보이자 한국 수출 가격 역시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한국 수출 가격과 국제유가는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수출가격 상승의 상당 부분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그런데 최근의 유가 상승이 수요 회복보다는 OPEC의 감산 합의 영향이 크며 미국 셰일 오일의 증산 가능성으로 추가적인 유가 상승을 제한할 전망이어서 수출 단가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고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다봤다.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수출은 하반기에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유가 상승의 기저 효과가 종료되면서 상승세가 상반기 보다는 둔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5월 수출 증가율이 13.4%로 4월의 24.1%에서 크게 낮아졌으며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 또한 하반기 수출 전망을 낙관하기 어려운 근거라고 덧붙였다.
(이경호 기자; 편집 전종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