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 회복으로 수요는 살아나는데, 공급 확대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탈탄소화 움직임으로 인해 제한되고 있어서다.
2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 (NYSE:BAC)(BofA)는 석유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2022년까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ofA는 수요 쪽에서 유가를 끌어올릴 세가지 요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첫 번째는 억눌렸던 여행 수요 증가다. BofA의 프란치스코 블랜치 애널리스트들은 코로나19 팬데믹 1년여 동안 억눌렸던 여행 욕구가 폭발하면서 원유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 번째는 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대중교통을 피하고 자가용을 선호하는 이가 증가한 점이다. 이는 석유 수요를 팬데믹 이전보다 더 키우는 요인이다. 세 번째로 팬데믹 기간 동안 도시 근교로 이주가 증가하면서 원거리 출퇴근이 늘어난 점도 수요를 증가시킬 것으로 분석됐다.
공급 요인도 여러 가지가 지목된다.
BofA는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탄소배출을 줄이려는 각국의 노력이 원유 공급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협약에 가입한 국가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는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또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추구하는 투자자들은 기업들에게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5월 네덜란드 법원이 대형 석유회사인 셸에 대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45% 줄여야 한다고 판결하는 등 사법적 압력마저 커지고 있다.
BofA는 "석유 수요가 다시 회복될 것이며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석유수출기구(OPEC)은 2022년 원유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OPEC과 산유국들은 지난해 코로나 대유행으로 원유에 대한 세계 수요가 줄어들자 하루 1000만 배럴의 감산을 단행하면서 석유 시장의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
석유 가격은 최근 급등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지난 1년 동안 80% 반등해 21일(현지시간) 배럴당 71.30달러 선에 거래됐다. 브렌트유의 선물가격은 73.50달러까지 올랐다. BofA는 브렌트유 가격이 내년에 1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블랜치 애널리스트는 올 2분기 석유 수요가 전년동기에 비해 하루 117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세 개 분기 동안에도 수요는 하루 560만 배럴 늘어나 2022년 말까지 세계 수요가 하루 1억10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수요 급증으로 원유가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며 "원유 시장에선 향후 여섯 개 분기 동안 하루 평균 90만 배럴의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BofA는 2023년에는 유가가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브렌트유와 WTI 가격은 올해 배럴당 각각 평균 68달러와 65달러 선에서 형성된 뒤 내년엔 75달러, 71달러로 오를 것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유가가 그 수준까지 높아지면 수요가 감소하고 미국 내 셰일석유 공급도 회복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따라 2023년엔 브렌트유가 평균 65달러 선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BofA는 원유 가격 상승과 관련해 엑슨모빌, 옥시덴탈 페트롤리엄, 헤스, 데본에너지 등을 추천했다.
이서영 인턴·김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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