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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은 시간을 요구하고 있다 : 체력 비축과 매물 소화의 필요성

입력: 2022- 05- 18- 오후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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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반등이 일어나고는 있지만, 무언가 무겁다는 느낌을 많이 받으실 것입니다. 증시 참여자들의 급반등 기대와 달리 주식시장은 어깨에 무거운 짐을 이고 있는 듯하지요. 이런 증시 상황 속에서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론과 부정론이 팽배한 듯합니다.

어떤 이는 저가 매수의 기회라 하지만, 한편 어떤 이들은 최근 며칠 반등을 데드 캣 바운스 정도로 폄하하기도 합니다. 물론 주식시장에는 정답은 없기에 어찌 될지는 가봐야 알 것입니다.

다만, 시장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합니다. 그리고.

긍정론과 부정론 : 반등의 기회 / 데드 캣 바운스

필자는 기본적으로 증시 긍정론자입니다만, 그래도 긍정론과 부정론 양쪽의 시각을 모두 귀담아들으려 하고 있습니다. 최근 증시에 관한 여러 의견을 듣다 보면 긍정론/비관론이 제법 강하게 양립하고 있더군요.

긍정론의 논리를 요약하여 보자면, 

긴 기간 조정 그리고 글로벌 증시의 단기 급락 속에 저가 메리트가 형성되고, 상장사들의 그런대로 긍정적인 1Q실적과 나쁘지 않은 경제 지표들은 증시에 대한 긍정론을 만들기에 충분합니다. 특히 역발상적 투자자 관점에서는 현재 비관적인 군중심리는 저가 매수를 해야 하는 동인이 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비관론의 관점에서 보자면

최근 반등의 힘이 너무 미약하기도 하고, 앞으로 이어질 미국의 긴축을 고려하였을 때 반등은 그저 무의미하고 대폭락의 길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증시를 부정적으로 보는 투자자들은 “데드 캣 바운스 (Dead Cat Bounce)”라는 무서운 용어로 현재 증시를 설명하기도 합니다.

죽은 고양이가 높은 곳에서 땅으로 떨어졌을 때 무의미한 반동이 한번 발생하는데 이를 데드 캣 바운스라 부릅니다. 결국 주식시장은 최악으로 떨어진다는 논리이지요.

옛날 황희정승의 일화처럼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모두 맞습니다.

긍정론이든 부정론이든 : 시간이 필요하다.

만약 부정론의 전망처럼 지금 반등은 무의미하고 결국 대폭락 장으로 흘러간다면, 부득이하게 인내의 시간은 수개월 더 필요로 할 것입니다.

긍정론 관점으로 기대 해 보면 투자자들은 빠른 급등을 예상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현시점에서 긍정론을 고려하더라도 속 시원한 상승과 고점 회복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어떤 형태로든 주식시장은 투자자들에게 시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긍정론으로 보더라도 왜 시간이 필요할 것일까요. 그 이유는 체력 비축과 매물 소화라는 두 말로 설명해야 할 듯합니다.

2020년 급증했던 고객 예탁금은 최근 60조 원을 깨고 말았다. 자료 : 금융투자협회 통계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2021년 상반기까지 전 국민이 열광하며 주식시장으로 뛰어 들어왔습니다. 자신의 본업을 잊은 채 주식시장에서 에너지를 불태웠지요. 수익이 발생할 때는 목적의식과 성취감에 힘든 것을 몰랐지만, 작년 하반기 이후 11개월여의 기간 조정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은 그야말로 번아웃 상태에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아마, 많은 분이 올해 들어 주식시장 관련한 글이나 영상에 피로감을 크게 느끼시리라 생각됩니다.

투자자들이 번아웃 된 상태에서는 동학 개미 운동이 활발하던 때처럼 증시를 띄울 힘이 전혀 생기지 않지요. 그러다 보니 작년 하반기 75조 원에 이르던 고객 예탁금은 꾸준히 감소하면서 59조 원까지 내려오고 말았습니다.

(※ 공룡급 신규 상장주들이 체력을 추가로 약화한 것은 따로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이런 저질 체력이다 보니,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켜켜이 쌓은 매물들을 헤집고 올라가는데 힘에 부친 것이 현재 증시 체력입니다.

주식시장이 두꺼운 매물대를 뚫고 가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나, 바닥을 만들려 했다가 무너진 주가지수 2,600~2,750p 영역에서는 증시가 급락했다 주가지수가 그 부근까지 반등하여 올라오면 매물을 쏟아내는 그야말로 “원귀 매물” 영역이 되고 말았습니다.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매물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체력이 좋을 때는 악성 매물을 단숨에 소화 시키지만, 소화력이 떨어진 현재 증시 상황에서는 매물을 소화하려면 천천히 하나하나씩 소화해 가야만 합니다. 결국 소화는 되겠습니다만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하지요.

다행인 것은 바닥 권역 : 추가 하락하면 가격 메리트 형성

매물을 소화 시키는 과정에서 한 번씩 시장이 출렁일 수는 있습니다.

다만, 증시가 하락하여 주가지수 2,500p 영역에 들어가면 시장에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높아지게 되지요. 이미 포워드 기준 코스피 PBR는 1레벨에 들어와 있고, 혹시나 코스피 지수가 2,500p까지 떨어진다면 KRX 기준 코스피 PBR 또한 1레벨에 들어갑니다.

시장 PBR 1레벨에서는 시간은 걸리더라도 해당 영역은 저가 매수와 역발상적 투자에 좋은 기회가 되어주기에 이를 아는 투자자들은 오히려 최근 증시 하락을 반갑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 바닥 권역 중에서도 진짜 바닥에 다가온 것이 관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다시 원하는 상승장이 만들어지는 데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시간은 단순히 하루 이틀이 아닌 수개월 혹은 그 이상이 될 수도 있지요. 

매물을 소화 해야 하는 시간, 체력을 비축해야 하는 시간, 혹시 조정이 한 번 더 온다면 그 과정의 시간 등

주식시장의 전체 기간에서 90%는 조정장 또는 횡보장이고, 10%만이 상승장이더라는 역사와 투자 격언을 다시금 떠올려본다면, 그 시간은 중요한 의미를 투자자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2022년 5월 18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및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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