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조원태 한진 회장, (오른쪽)아시아나항공. 사진=각 사
[인포스탁데일리=박효선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 7명이 산업은행(이하 산은)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추진에 이의를 제기했다.
17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박용진‧민병덕‧민형배‧송재호‧오기형‧이정문 의원은 산은이 한진칼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을 지원하는 것 대해 8000억원이라는 국민 혈세가 국가전략산업의 미래를 위한 것이 아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위해 쓰이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산은의 자금 투입 대상이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칼이라는 점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들 의원은 “한진칼은 경영권 분쟁이 있는 회사”라며 “이런 회사에 제3자 배정을 통해 한진칼에 자금을 투입하는 행위는 결과적으로 경영권 분쟁에 있는 총수 일가를 지원하는 거래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부담이 있던 산은과 경영권 분쟁에서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총수 일가의 이해관계가 맞았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또한 한진칼 사외이사의 역할에도 의구심을 드러냈다.
의원들은 “이번 빅딜의 뒤에는 한진칼 사외이사(이사회의장)가 막후 중재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만일 이점이 사실이라면 사외이사가 특정 주주를 위해 이번 ‘통합방안’을 주도한 것인지, 이러한 영향력 행사가 적절한 것인지 등에 대해 답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번 양대 항공사 통합 추진이 사실상 산업은행 등 채권자의 책임 회피를 위한 게 아니냐고 추궁했다.
의원들은 “산업은행은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에 3조3000억원 규모를 지원하고, 아시아나항공의 제3자 인수를 추진해왔으나 성과가 나지 않자 졸속으로 이번 ‘통합방안’을 추진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면서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 코로나 이전부터 부채가 자산을 훨씬 초과한 사실상 채권자관리기업”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통합방안’으로 산업은행은 10.66%의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의원들은 “이로 인해 한진칼 및 대한항공 주주들의 지분가치는 희석되고,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의 이익은 배가 될 것”이라며 “즉, 8000억원이라는 국민 혈세가 국가전략산업의 미래를 위한 것이 아닌 대한항공 총수 일가와 아시아나항공 대주주 및 채권단을 위해 사용되고, 나아가 향후 항공산업의 독점에 이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산은은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중립적인 방안, 주주들이 동의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산은의 제3자 배정을 통한 자금 투입 행위 자체가 한진칼 주주 간 분쟁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은 공정거래법상 독점을 유발하는 거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면밀한 기업결합심사가 필요하다”며 “독점으로 야기될 소비자 후생의 감소를 방지할 수 있는 대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효선 기자 hs1351@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