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20’에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개발을 위해 우버와 협약을 맺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다라 코즈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오른쪽)가 악수하고 있다. 뒤에 있는 비행체는 UAM 콘셉트 모델인 ‘S-A1’. 현대차그룹 제공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양산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차 분야에서도 강력한 게임 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다. 나아가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등으로 미래 이동 서비스의 주도권까지 쥐겠다는 구상이다. 수소전기차 글로벌 보급에 박차 정의선 수석부회장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보급과 수소충전 인프라,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의 확대 적용을 위해 글로벌 수소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2월 현대모비스, 현대건설기계와 손잡고 수소연료전지 건설기계를 공동 개발했다. 3월엔 서울시 함께 수소전기차 보급 활성화 사업을 시작했다. 5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함께 수소상용차·수소택시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6월엔 국방부 등과 함께 국군 내 수소전기차 및 충전소 보급에 나섰다.
해외에서도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엔진회사 커민스와 북미 상용차 시장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급협약을 맺었다. 지난 8월엔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세계 4위 철광석 생산업체 포테스큐와 혁신적 수소 생산기술·제품 공동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올해 하반기엔 스위스 수소 에너지기업 H2에너지와 설립한 합작법인을 통해 수소전기 대형트럭의 유럽 시장 공급을 본격화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7월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연료전지시스템은 수소전기의 심장으로, 지난 20년간 140여 개 협력업체와 함께 개발했다”며 “3~4년 안에 수명은 두 배 이상 늘리고, 원가는 절반 이하로 낮춘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9월 스위스 수소 저장기술업체인 GRZ테크놀로지스 등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수출했다. 현대차는 유럽 수출을 발판 삼아 미국, 중국 등 세계 전역으로 수소연료전지시스템 판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를 출시했다. 2018년 2월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609㎞에 달하는 2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선보였다. 넥쏘는 누적 판매량 1만 대를 달성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수소전기차 연간 판매량을 11만 대로 늘리고, 2030년까지 연간 50만 대 규모의 생산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출시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전기차 분야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 업체들과 활발한 협업을 추진 중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 들어 이재용 삼성전자 (KS:005930)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차례로 만나 차세대 배터리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모델로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에서 2만3217대, 해외에서 7만8021대 등 총 10만1238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올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약 50% 증가한 6만6140대를 판매해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을 내놓는다. 내년 준중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2022년 중형 세단 아이오닉6, 2024년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7까지 3종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내년 출시될 차세대 전기차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인 20분 내 충전으로 450㎞ 이상 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11개의 전기차 전용 모델을 포함해 총 44개의 전동화 차량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배터리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의 연간 글로벌 판매량을 총 67만 대로 확대해 글로벌 3대 전동차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로 미래 청사진
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에 참가해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이 둘을 연결하는 모빌리티 환승 거점(Hub) 등 미래 이동 서비스의 청사진도 공개했다. 특히 UAM은 완성차업체인 현대·기아차가 사업 영역을 하늘까지 확장하는 것으로, 공간 제약 없이 소비자에게 높은 이동성을 제공하겠다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끌었다.
현대차그룹은 CES에서 UAM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도록 우버와 함께 개발한 콘셉트 모델 ‘S-A1’을 선보이기도 했다. S-A1은 날개 15m, 전장 10.7m로, 조종사를 포함해 5명이 탈 수 있는 비행체다. 활주로 없이 비행할 수 있도록 전기 추진 수직이착륙 기능을 장착했고, 최대 100㎞를 비행할 수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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