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구글코리아를 대상으로 전격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그 배경을 놓고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애플코리아의 ‘광고 갑질’ 조사에 들어간 데다 국세청까지 나서자 정부가 다국적 기업을 손보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구글코리아 세무조사는 우선 법인세를 의도적으로 축소해 납부하지 않았는지 들여다볼 것이란 관측이 많다. 구글코리아는 2016년 기준 앱(응용프로그램) 장터인 구글플레이에서 4조4656억원, 유튜브에서 4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그해 구글코리아가 납부한 법인세는 200억원을 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법인으로 국내 매출을 돌려 세금을 회피한다는 의혹도 있다.
반면 같은 해 비슷한 규모의 매출을 올린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는 법인세로만 4000억원 넘게 납부했다. 작년 11월 이해진 전 네이버 의장이 “구글은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한 배경이다.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는 지난 10월 국정감사에 출석해 “한국 내 매출과 납세액 등을 모른다”고 발언해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세무업계에선 고소득 유튜버의 세금 탈루 여부도 들여다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튜버는 직접 찍은 영상을 띄워 광고 및 협찬 수익을 얻는 프로그램 제작자다. 매달 수천만원을 버는 유튜버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승희 국세청장도 최근 “고소득 유튜버를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한 적이 없는데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다국적 기업인 애플코리아에 대해선 공정위가 이미 제재 절차에 들어갔다. 공정위는 12일 전원회의를 열어 애플코리아의 거래상 지위남용 혐의를 두고 첫 심의를 했다. 공정위는 애플코리아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국내 이동통신 3사(SKT·KT·LG유플러스)에 광고비, 대리점 판매대 설치비 등을 떠넘겼다고 판단하고 있다.
공정위는 서너 차례 심의를 더 거쳐 내년 상반기께 결론을 내놓을 방침이다. 혐의가 인정되면 수백억~수천억원의 과징금을 물릴 수 있다. 과징금은 매출의 2% 이내에서 부과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코리아는 유한회사여서 매출을 공개하지 않지만 지금까지 국내에서 벌어들인 매출이 조(兆) 단위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조재길/이태훈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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