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8월14일 (로이터) - 유로화 가치가 13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13개월래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터키 리라화 가치 폭락세가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은 위험 전이를 우려했고, 그 영향으로 이머징마켓 통화들도 타격을 받았다. 반면 엔화와 스위스 프랑은 강세였다.
달러/터키 리라는 9.00% 오른 7.0047리라를 기록했다. 앞서 한때 7.24리라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보장하고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면서 리라화 약세는 다소 잦아들었다. 올 들어 리라화 가치는 40% 이상 하락했다.
리라화 가치 폭락세의 여파로 이머징마켓 통화들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남아공 랜드는 2.4% 오른 14.5291랜드, 달러/인도 루피는 1.64% 상승한 70.0150루피, 달러/멕시코 페소는 1.4% 오른 19.1765페소에 거래됐다.
터키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는 점점 더 커져왔다.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통화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우려, 터키와 미국의 관계 악화 등 악재의 여파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영향이다.
다만 SSGA의 애런 허드 통화그룹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위험 전이가 일어나더라도 "다른 이머징마켓 위기와 비교할 때 파급력은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로화와 이머징마켓 통화에 불안감을 느낀 트레이더들은 엔화와 스위스 프랑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두 통화는 시장이 급변하는 시기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은행들의 터키 위험 노출도는 유로화를 압박했다. 이탈리아의 정치 불안정에 따른 불안감도 유로화 약세에 기여했다.
유로/달러는 0.1% 내린 1.1397달러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1.1365달러로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MSCI 전세계지수는 이날 1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엔은 0.35% 내린 126.195엔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125.15엔으로 지난 5월30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유로/스위스 프랑은 장중 1.1285프랑으로 1년래 가장 낮은 수준에 거래됐다.
달러/엔은 110.95엔을 나타냈다. 장중엔 110.12까지 내려 적어도 6주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스위스 프랑은 0.2% 내린 0.9937프랑에 거래됐다.
리라화 가치 폭락세 이후 랠리를 이어온 달러화는 이날 보합권에 머물렀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13개월래 고점인 96.522보다 낮은 96.367에서 보합거래됐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터키발 악재로 지난주부터 타격받은 이머징마켓과 기타 시장의 통화 가치는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먼드제임스의 엘리스 파이퍼 수석 시장 전략가는 "확실히 지금 상황에 대해서는 면밀한 관찰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라면서도 "위험자산 시장에서 우리는 큰 고통 없이 현 국면을 벗어날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