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신용대출 금리와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를 파격적으로 내렸다. 은행권에 디지털 혁신 바람을 일으킨 카카오뱅크가 대출 시장에서 금리 인하 훈풍을 불러올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날부터 신규 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31%포인트 인하한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는 최대 0.39%포인트 내린다.
이날 신용대출을 받는 고객은 최저 연 2.91%(이하 금융채 3개월 변동금리 기준), 마이너스통장 대출 신규 고객은 최저 연 3.21%의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여신 금리가 인하되면서 수신 금리도 함께 인하했다. 정기예금과 자유적금의 금리가 각각 0.15%포인트, 0.20%포인트 떨어졌다.
예·적금 금리가 내렸다는 점은 다소 아쉽지만, 시장은 연 2%대로 떨어진 대출금리에 주목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1등급이라도 시중은행에서는 연 3%가 넘는 대출금리를 감당해야 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의 금리 비교 공시를 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지난 3월 취급한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4.08%로 집계됐다.
신용등급별 평균 금리는 1~2등급이 연 3.60%, 3~4등급이 연 4.53%로 나타났다. 5~6등급 대출금리 평균이 연 6%를 상회했고, 7~8등급 고객은 연 7%가 넘는 금리를 부담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도 비슷한 금리 수준을 보였다. 5대 시중은행이 지난 3월 실행한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평균 금리는 연 3.95%를 기록했다. 신용등급 1~2등급 고객의 평균 대출 금리는 연 3.85%, 3~4등급은 연 4.18%로 나타났다. 5~8등급은 평균 연 5%대에서 대출을 받았다.
업계는 카카오뱅크가 은행권에 또 한 번 '메기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기 효과란 막강한 경쟁자의 존재가 다른 경쟁자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말한다.
카카오뱅크가 은행권에 디지털화를 앞당긴 만큼, 대출 시장에서도 금리 인하 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등장으로 은행업계의 모바일 환경, 수수료 부과 정책 등이 크게 바뀌었다"며 "앞으로도 시중은행들은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전문은행들과 경쟁하며 예적금 금리나 대출 상품의 수수료 체계 등을 조금씩 손볼 것이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경쟁력 있는 여·수신 금리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대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등의 고객 혜택을 유지·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달 중 개인사업자 사잇돌 대출을 출시하고, 올해 안으로 민간 중금리 대출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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