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교식 기자] 지난 2021년 판매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이 올해 확정손실만 3121억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H지수가 지금처럼 5300선에 머물 경우 올 상반기 원금 손실액은 5~6조원 안팎으로 불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4개 은행에서 판매한 H지수 ELS 만기 손실액은 지난 26일까지 3121억원으로 나타났다.
3년 만기가 된 5888억원 어치 상품의 평균 확정 손실률은 무려 53%으로 반토막 난 상태다.
H지수를 기초로 한 ELS는 통상 3년 뒤 만기가 됐을 때 가입 당시보다 H지수가 65~70% 밑으로 떨어지면 하락률 만큼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H지수는 지난 2021년 2월 1만2000대를 넘어섰으나, 미·중 갈등과 중국 경기 부진 여파로 최근 5300대까지 절반 넘게 떨어졌다.
작년 11월 기준 H지수 ELS 총판매잔액은 19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79.8%인 15조4000억원이 올해 만기가 도래한다.
올해 1분기 3조9000억원, 2분기 6조3000억원 등 상반기에만 절반을 웃도는 10조2000억원 규모가만기다.
단순 계산할 경우 손실률이 50% 수준이면, 5조원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올해 상반기 손실 규모가 6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H지수 ELS에 들어간 고객들은 애가 탈 수밖에 없다. 다만, 은행권이 불완전판매 등 판매사 과실이 인정될 경우 일정 부분 손실에 대한 배상이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 2019년 파생결합펀드(DLF)와 2021년 라임펀드 사태 당시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손실액의 40~80%를 배상하라고 금융사에 권고한 바 있다.
물론 은행권은 지난 DLF나 라임펀드 사태와 결이 다르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금융사와 투자자들이 자율 협의를 거쳐 보상 수준을 정하는 사적 화해 방식도 거론된다.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H지수 ELS 주요 판매사에 대한 현장점검을 하고, 오는 3월까지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