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시카고) 김지선 특파원] 테슬라의 주주들은 애플과 같은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포드 주주들은 디어와 같은 기업이 되는 것을 만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런스에 따르면 자동차는 한때 전화와 같이 소프트웨어로 가득 찬 간단한 소비재였다. 하지만 이제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자사 주주에게 충분한 수익을 약속하는 성장기업으로 평가받는다.
◇ 포드의 이익 증가, 자동차 판매보다 소프트웨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자동차가 더 똑똑해지고 더 정교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을 설파하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가 자동차 미래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투자자에게 설명하려 노력하고 있다.
포드 프로 최고경영자 테드 캐니스는 “소프트웨어로 가능한 자동차 경험의 기회는 거의 모두가 이해하는 것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을 입증하듯 포드 프로는 2분기 24억 달러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전통적인 자동차 사업을 약 1억 달러 앞섰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률은 15.3%로, 포드가 딜러를 통해 자동차 판매로 얻은 9.2%의 마진보다 우수했다.
◇ 소프트웨어 서비스 매출이 주가 영향...포드의 잠재력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포드 프로의 손익계산서는 20%로, 애플의 손익계산서와 조금은 유사해 보일 수 있다.
지난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할 무렵 애플 (NASDAQ:AAPL) 뮤직 스토어와 같은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은 전체 매출의 약 10% 수준이었다. 그러나 2022년 회계년도 이후에는 20%를 넘어섰다.
아울러 테슬라 (NASDAQ:TSLA) 주식은 선도이익의 약 60배에 거래된다. 이 같은 거래 수치는 테슬라 전기차 판매 증가 이유도 있지만 소프트웨어 판매 가능성에 방점이 찍혔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는 사람들이 매달 돈을 내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이 같은 기대감은 업계에 존재하지 않았던 높은 수익의 애프터마켓 수익 창출을 의미한다.
현재 포드 주식은 약 6배의 수익을 내고 있다.
캐니스는 포드를 농기계·중장비 업계의 삼성전자로 불리는 ‘존 디어’라고 지칭한다. 다시 말해 중공업 장비와 대규모 소프트웨어, 서비스 사업, 그리고 딜러들이 있는 포드의 잠재력을 강조한 셈이다.
◇ 포드 프로, 자동차·인터넷 연결 구독모델로 승승장구
포드는 자사의 자동차 등이 인터넷에 더 많이 연결될수록 영업이익률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전통적인 차량 판매는 주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캐니스는 “2분기에 45만 건의 구독요금이 지불됐다”면서 “이 구독료는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한 규모”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구독료는 미국 포드사의 12만 5천건, 유럽의 14만 건의 상업 고객들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캐니스는 2026년까지 포드 프로 매출의 20%가 구독 매출을 포함하는 범주인 부품 및 서비스에서 나오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포드, 존 디어와 같은 길을 간다
디어는 포드보다 더 오래 전부터 연결성의 이점을 설파해 왔다. 이에 따라 디어는 2030년까지 부품을 제외한 매출에서 구독 매출만 10%를 차지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디어는 부품 및 금융 서비스를 포함해 전체 매출의 40%가 반복적인 수익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영업이익률로 환산하면 20% 수준으로 예상된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디어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약 16%였다. 포드의 노력이 디어를 뛰어넘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애석하게도 포드 주가는 금리 상승과 자동차 가격 하락이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해 지난 1년 동안 20% 하락했다.
포드 주식은 아직 소프트웨어 주식처럼 거래되지 않지만, S&P 500 SPX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각각 15%와 12%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