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주' 에코프로가 시가총액 33조2313억원, 코스닥 1위로 올라선 가운데 2차전지 인버스 ETF가 투심을 꺾을 수 있다는 우려다.
2차전지 외국인 6865억 순매도 "변동성 대비"
서울 여의도 IFC빌딩 41층에서 만난 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장은 "2차전지 인버스ETF가 상장 전부터 관심을 끌면서 공매도 상품이란 오해를 받고 있다"며 "2차전지 관련주가 조정 국면에 접어든 만큼 단기 트레이딩과 헤지 수요에서 필요한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2일 KB자산운용이 선보이는 'KB STAR 2차전지TOP10' 정방향 및 인버스 ETF 2종은 종목별 투자 한도를 15%로 제한해 개별 주식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업종의 상승과 하락에 선택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 지난해 4월과 11월 각각 출시한 'KBSTAR2차전지액티브', 'KBSTAR배터리리사이클링'에 이은 세 번째 상품이다.
2차전지 종목을 대표하는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KQ:247540), 에코프로 등을 담아 올해 첫 거래일인 1월2일 8675원에서 지난달 30일 1만4020원으로 5345원(61.61%) 올랐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가 11만원에서 124만8000원으로 113만8000원(1034.54%)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코프로비엠은 지난달 26일 장중 58만4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후 이달 들어 21.12% 하락하는 등 2차 전지 관련주의 조정이 이어져 변동성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국내 증시에선 2차전지의 불투명한 업황 전망 속에 외국인 수급이 빠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를 합쳐 약 6865억원가량 순매도했다. 세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던 지난달 외국인이 2조원 넘게 순매수하던 흐름과는 반대되는 모습이다.
금정섭 본부장은 "지난 7월 맹렬히 오르던 양극재 종목이 흔들리면서 2차전지 주요 종목을 추종하는 KRX 2차전지 K-뉴딜지수가 하락하는 등 2차전지 종목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정방향과 인버스 ETF를 동시 출시해 종목의 상승과 하락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재·부품·장비' 비메모리, 채권·배당ETF 눈길
금정섭 본부장이 꼽은 하반기 ETF 투자 키워드는 비메모리 반도체다. 지난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KBSTAR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ETF'는 순자산 2000억원을 돌파했다.
상위 10개 종목 중 가장 큰 상승률을 보인 기업은 반도체 장비업체인 한미반도체로 연초 이후 332% 상승했다. 반도체 테스트 솔루션 기업인 아이에스시(ISC)도 170%이상 뛰었다.
금정섭 본부장은 "전체 반도체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비메모리반도체는 향후 AI(인공지능), 자율주행, 사물 인터넷(IoT), 로봇 등의 기술 발달과 함께 커질 것"이라며 "국내 상장된 유일한 비메모리 ETF인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ETF를 활용하면 비메모리반도체 기업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ETF도 투자 바구니에 넣을 것을 추천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로 5번차례 동결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전체 채권ETF 순자산 규모는 지난달 30일 기준 20조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113조9500억원 보다 9조1300억원(65.4%) 늘어난 수준이다. 2021년말(6조원)과 비교하면 17조800억원(296.7%) 증가했다.
통상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한국은행의 긴축정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기대감에 채권ETF에 돈이 몰리고 있다. 금정섭 본부장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기반으로 시장금리는 고점 수준"이라며 "추후 금리가 소폭 반등해도 채권ETF에 투자하면 매매차익을 온전히 비과세로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ETF 투자 시 연금자산 활용도 주문했다. 금정섭 본부장은 "최근 5년간 개인의 ETF 투자를 보면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 연금 계좌를 통해서 들어왔다"며 "퇴직연금은 위험자산에 최대 70%까지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채권 비중을 늘리는 만기매칭형 채권ETF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만기매칭형(존속기간형)채권ETF는 만기가 되면 원금과 약정된 이자를 지급하고 상장 폐지되기 때문에 금리 변동에 따른 채권 손실 리스크를 피하면서 높은 만기 기대 수익률(YTM)을 추구할 수 있다. 중개형 ISA에서 투자 시 기대 수익에 대한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금정섭 본부장은 "연금계좌에 해외ETF를 투자하면 은퇴 후 수령하기 전까지 세금이 이연되기 때문에 장점"이라며 "해외ETF 구성종목은 이머징 투자 보다 코카콜라 (NYSE:KO) 등 선진국의 배당이 나오는 코어자산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KB자산운용이 지난 6월 출시한 'KBSTAR 미국S&P배당킹 ETF'는 50년 이상 배당을 늘려온 미국기업에 투자한다. 100년 넘게 존속한 미국 기업 1만2780여개 중에서 50년 이상 배당성장을 지속하고 유동성 조건을 만족하는 상장기업은 35개에 투자한다.
금정섭 본부장은 "미국기업들의 높은 현금 보유비중과 짧은 배당주기(분기 78%)는 월 배당 상품 구조에 적합하다"며 "안정적 배당수익률이 물가 부담과 금리 상승을 상쇄할 합리적인 헤지 수단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