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박정도 전문기자] 6월 4일 예정된 오펙플러스(OPEC+) 정례회의 앞두고 유가는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중국 성장 부진에 따른 하락 압력과 감산 가능성이 혼재된 양상이다. 4월 오펙플러스의 116만 배럴 추가 감산 발표로 일중 6% 가량 유가가 급등한 경험이 있다.
더불어 최근 빈 살만 장관이 원유 매도 포지션 투자자들에게 경고하며 감산 가능성을 시사했다. 따라서 6월 회의에서 추가적인 감산 발표 가능성에 주목하며 유가의 변동폭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 감산 결정 제한적일 전망
상상인증권에 따르면 잉여생산능력으로 추정한 오펙(OPEC)의 추가 감산 여력은 100만 배럴 내외로 예상된다.
다만 사우디와 달리 러시아 측에서는 자발적 원유 감산이 시행된지 한 달도 안된 시점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결정이 나타나기 어렵다고 발언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우랄유의 가격 하락에 따른 원유 및 석유제품 수출 이익 감소로 인해 공급량을 줄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펙플러스 쿼터 및 자발적 감산 발표치. 자료=상상인 증권
더불어 지난 5월 오펙은 2023년 세계 원유 수요를 1억 190만 배럴로 전망했다. 추가 감산 결정이 있었던 4월 전망치를 유지한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미국에너지정보청(EIA)등 기관들도 23년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추세다. 6월 감산 발표에 대한 명분이 약해지는 부분이다.
IMF가 발표한 2023년 사우디의 재정 균형 유가는 배럴당 81달러 수준이다. 이는 70달러대 현 수준보다 소폭 높다. 상상인증권은 이를 두고 사우디의 주도적인 유가 방어 의지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했다.
4월에 이미 예방적 차원의 감산 카드를 사용했기에 추가 감산 명분이 부족한 대목이다.
◇하반기 유가 전망, 결속력이 강화된 오펙플러스
5월부터 116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감산을 단행하고 있는 오펙플러스는 하반기에도 유가를 방어하기 위해 만전을 기할 듯 하다. 사우디와 이란의 외교 관계가 회복되며 중동 국가들간 결속력이 강화되고 있어 유가 방어 의지가 견고하게 유지될 전망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오펙플러스의 총 감산량은 글로벌 원유 수요의 3.7%에 이르며, 미국도 원유 생산이 정체된 가운데 원유 시추공수 가동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어 향후 생산이 둔화될 공산이 크다.
미국 에너지부 전략비축유 추가 방출. 자료=하나증권
미국 에너지부가 4월부터 3개월 간 법적 의무조항으로 인해 전략비축유를 추가로 방출하면서 공급 부담이 소폭 완화되었지만, 8월부터는 재매입을 시작할 예정이다.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예정되어 있던 의무 방출량 판매도 취소했다. 하나증권은 “국제유가는 공급 측의 가격 설명력이 높은 국면”이라며 “타이트한 수급 여건으로 인해 유가는 하방경직성을 확보하며 서서히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하반기 WTI 가격은 배럴당 60~85달러 내외로 예상했다.
상상인증권은 향후 유가 전망에 대해 “24년 1분기 미국의 경기 둔화에 따른 영향이 유가에 반영되며 저점을 형성 후 24년 초반 연준의 금리 인하가 현실화되면 경기 회복 모멘텀에 따라 유가의 완만한 반등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23년 평균 WTI 가격 전망치를 기존 배럴당 76달러에서 74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박정도 전문기자 newface0303@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