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 뒤통수 치는 LG·카카오式 '알짜 물적분할'…韓증시 저평가 주범

입력: 2022- 10- 17- 오후 10:49
개인 투자자 뒤통수 치는 LG·카카오式 '알짜 물적분할'…韓증시 저평가 주범
051910
-
035420
-

기업. 사진= 픽사베이

[인포스탁데일리=이동희 기자] 우리나라 상장기업들의 주가가 외국 기업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겨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현상. 이를 초래하는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지배구조(G·거버넌스) 문제를 근본적 이유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간 북한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및 영업 레버리지(operating leverage) 등이 디스카운트의 주된 요인으로 꼽혔지만,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주식 가치 괴리를 불러일으키는 지배구조(G) 문제가 더 큰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미래 성장동력이 높은 '알짜 사업'을 물적분할해 다시 상장하는 이른바 '쪼개기 상장'이 잦아지면서, 자회사 지배력과 사업자금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대주주와 달리 기존 모기업 소액주주들은 주식가치가 훼손되는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대기업(상호출자제한집단) 가운데 국내 증시의 복수상장 비율은 8.5%(작년 말 기준)에 달한다. 이는 미국(0.5%)을 비롯해 독일(2.1%), 프랑스(2.2%), 일본(6.1%)과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복수상장의 대표적인 사례는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화학은 지난해 2차전지 사업부를 떼어내 올해 1월 LG에너지솔루션을 상장시켰다. 한 때 100만원을 넘는 가격에 거래되던 LG화학 (KS:051910) 주가는 자회사 상장 이후 내리막 일로를 걷더니 17일 오후 1시 현재 56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자료= 네이버 (KS:035420)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대표는 이날 "LG화학 주주들은 수년 전부터 2차전지 사업의 미래를 보고 가치투자를 했는 데, LG그룹은 LG화학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LG에너지솔루션을 신규상장시킴으로써 LG화학 주주들의 '뒤통수'를 쳤다"고 뉴스1 인터뷰를 통해 지적했다.

그는 "기업의 거버넌스가 투명하지 않으니 글로벌 거액 투자자들이 중장기 '가치투자'가 아닌 단기 차익거래만 한다"며 "매크로(대외변수)가 흔들릴 때마다 우리 코스피가 제일 많이 출렁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집단 소속 회사 외 상장회사에는 지배주주 관련 회사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관행에 제한이 없다. 지배주주가 보유한 지분 양수·양도를 통해 이뤄지는 인수·합병(M&A)의 경우에도 피인수기업 주주 보호 절차가 미흡하다는 점도 개선해야 될 부분으로 거론된다.

앞서 지난 6일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주가 하락으로 모회사의 소수 주주가 보호받지 못했다는 점을 꼬집었다.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들에게 자회사 주식을 배당하거나 공모단계에서 신주인수권을 주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 하거나 또는 금융위원회 승인이 필요한 거래소 상장규정 개정을 통해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쪼개기 상장하는 행위를 금지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동희 기자 nice1220@infostock.co.kr

인포스탁데일리에서 읽기

최신 의견

리스크 고지: 금융 상품 및/또는 가상화폐 거래는 투자액의 일부 또는 전체를 상실할 수 있는 높은 리스크를 동반하며, 모든 투자자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상화폐 가격은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높고 금융, 규제 또는 정치적 이벤트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마진 거래로 인해 금융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금융 상품 또는 가상화폐 거래를 시작하기에 앞서 금융시장 거래와 관련된 리스크 및 비용에 대해 완전히 숙지하고, 자신의 투자 목표, 경험 수준, 위험성향을 신중하게 고려하며,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야 합니다.
Fusion Media는 본 웹사이트에서 제공되는 데이터가 반드시 정확하거나 실시간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알려 드립니다. 본 웹사이트의 데이터 및 가격은 시장이나 거래소가 아닌 투자전문기관으로부터 제공받을 수도 있으므로, 가격이 정확하지 않고 시장의 실제 가격과 다를 수 있습니다. 즉, 가격은 지표일 뿐이며 거래 목적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Fusion Media 및 본 웹사이트 데이터 제공자는 웹사이트상 정보에 의존한 거래에서 발생한 손실 또는 피해에 대해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Fusion Media 및/또는 데이터 제공자의 명시적 사전 서면 허가 없이 본 웹사이트에 기재된 데이터를 사용, 저장, 복제, 표시, 수정, 송신 또는 배포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모든 지적재산권은 본 웹사이트에 기재된 데이터의 제공자 및/또는 거래소에 있습니다.
Fusion Media는 본 웹사이트에 표시되는 광고 또는 광고주와 사용자 간의 상호작용에 기반해 광고주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본 리스크 고지의 원문은 영어로 작성되었으므로 영어 원문과 한국어 번역문에 차이가 있는 경우 영어 원문을 우선으로 합니다.
© 2007-2025 - Fusion Media Limited. 판권소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