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인포스탁데일리=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미래에셋과 네이버가 무담보 무보증 대출을 시작했다. 경제신문과 일부 미디어는 플랫폼 기업 네이버가 은행 허가증도 없이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는 대출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금융시장을 넘보다 못해 마각을 드러냈다는 반응도 나왔다.
은행 등 금융권의 대표적인 수익을 안겨주는 대출 시장에 진출한다니 당연한 반응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제2 금융권의 반응이 더 격렬하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무담보 신용대출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왜 저축은행 등 제 2금융권의 반응이 격렬할까? 기사를 들여다보니 네이버 온라인스토어 소상공인들이 대상이란다. 점포도 없이 온라인 상에서 장사하는 소상공인 대상으로 ‘무담보’ 신용대출을 해준다.
필자가 보기엔 이자율도 기가 막힌다. 담보가 없는데도 최대 5천만원을 빌려주고 이자율을 최소 3.2%다. 궁금증이 일어서 아는 은행권 관계자와 얘기를 나눠봤다. 제일 궁금한 것은 보증도 없이 담보도 안잡고 벌이도 신통치 않은 소상공인들에게 대출해주는 상품이 있느냐고 물어봤다.
답변 결과는 “없다‘였다. 몇군데 더 전화를 돌려봤지만 대답은 똑같았다. 이유를 물어봤더니 ’대출금 회사가 불투명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사채업자, 즉 대부업자들에게 살인적인 이자를 물어야 돈을 쓸 수 있는 사람로 분류된다고 한다.
이쯤 되니까 경제미디어들이 입에 거품을 물고 뽑았던 헤드라인들이 이상하게 보였다.
금융위 관계자와 통화할 기회가 생겨 물어봤다. 무담보 무보증 소상공인 대출은 손해가 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한다. 그 사실을 미래에셋과 네이버가 충분히 인지하면서도 시장 진입을 원했고, 금융위가 고심 끝에 정교한 시스템 마련을 위한 가이드와 허가를 내 준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부처가 길을 잘 터주고 민간기업들이 살신성인하는 모델을 멋들어지게 만들어낸 사례였다.
말미에 한 금융관계자의 지나치듯 되묻던 말이 문득 떠오른다.
”그런 사람들은 국가가 대출해줘야죠. 금융사들이 어떻게 해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