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부자인 워런 버핏은 아침으로 무엇을 먹을까? 그는 수십 년째 같은 곳에 들러 아침을 해결하는데 메뉴를 고를 때도 나름의 원칙이 있다.
“주식 시장이 좋을 땐 베이컨과 달걀, 그리고 치즈 비스킷이 들어간 3.17달러짜리 세트를 먹고, 보통이면 2.95달러짜리를, 그리고 일이 그다지 잘 돼가고 있다고 느껴지지 않을 땐 소시지 패티 두 장이 들어간 2.61달러짜리 메뉴를 먹는다.”
벅셔 해서웨이 본사로 직접 차를 몰고 출근하면서 들르는 맥도널드 드라이브 스루에서 사는 맥머핀 세트가 그의 아침이다. 스스로의 힘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었지만 이처럼 항상 검소하고, 자신의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고 있는 이 유쾌한 ‘오마하의 현인’을 좋아하지 않기란 쉽지 않다.
버핏에겐 35살이던 1965년부터 56년째 매년 치르는 의식이 있다. 벅셔 해서웨이 주주들에게 보내는 주주 서한을 쓰는 일이다. 반세기 넘게 이어진 그의 글을 보면 세계 최고의 투자가를 만든 비결이 무엇인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 편지들을 보면 그가 돈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무엇일까? 그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우리가 돈을 잃을 수는 있습니다. 심지어 많은 돈을 잃어도 됩니다. 그러나 평판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단 한 치도 잃어서는 안 됩니다.”
버핏이 말하는 평판은 도덕성의 다른 말이다. 그는 단지 합법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일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강조한다. 법의 울타리 안쪽에 있다고 해도 결코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는 말이다.
“때로는 동료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남들도 다 그렇게 해.” 이 말이 사업 활동에 대한 변명이라면 이는 거의 틀림없이 잘못된 근거입니다. (중략) 언제든 누군가 그런 말로 변명한다면 사실은 타당한 이유를 제시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누군가 그런 변명을 한다면 기자나 판사에게도 그렇게 변명해보라고 하십시오.”
그는 벅셔 해서웨이 자회사 경영자들에게 정당성이나 적법성 때문에 주저하는 일이 있으면 자신에 꼭 전화하라고 당부한다. 하지만 이미 그렇게 주저할 정도라면 문제가 있다는 걸 본인도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니 그냥 포기하라고 말한다. “경계선 근처에 가지 않고도 돈은 얼마든지 벌 수 있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은 1991년부터 2017년까지 버핏이 썼던 주주 서한을 묶어낸 책이다. 그냥 연도별 순서대로 붙여 넣은 게 아니라 ‘주식 투자’, ‘기업 인수’, ‘자본 배분’, ‘회계, 평가’, ‘기업 문화’ 등의 세부 주제에 따라 주주 서한 내용을 재구성했다.
수많은 기업 인수를 성공시키며 100여개 계열사, 약 40만 명의 직원이 속해 있는 벅셔 해서웨이 그룹을 키워낸 그의 성공 전략이 그대로 담겨있는 책인 만큼 기업인이라면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
특히 비교적 최근인 2012~2017년에 보냈던 주주 서한에 많은 비중을 할애했는데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버핏의 생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생생히 엿볼 수 있다. 투자의 대가는 끊임없이 배우고 변화한다는 걸 알 수 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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