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선 해외 명품이 불티나게 팔린다. 럭셔리 호텔은 주말 마다 방 구하기 전쟁이 벌어진다. 골프장은 비수기인데도 부킹하려는 사람들이 몰린다.
경제 성장률 둔화, 가처분 소득 감소 등 경기 악화를 나타내는 지표들이 연일 쏟아지는 요즘 벌어지는 일이다. 럭셔리 산업은 경기와 무관하게 ‘호황기’를 맞고 있다.
국내 주요 골프장들은 올 들어 매출이 크게 늘었다. 경남 남해에 있는 골프장 사우스케이프는 올 들어 9월까지 237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작년동기 대비 약 33% 늘었다. 사우스케이프는 국내서 손꼽히는 고급 골프장이다. 주말 그린피가 39만원에 달한다. 퍼블릭 골프장 중 가장 비싸다. 그런데도 주말 부킹이 쉽지 않다. 다른 골프장들도 사정이 비슷하다. 매출이 크게 늘었다. 창원 컨트리클럽(CC)은 27%, 경주 신라CC는 15%, 사우스스프링스는 7%씩 매출이 뛰었다. 이는 3분기 실적 확인이 가능한 곳들만 뽑은 것이다. “실적이 공개되지 않은 골프장 중 일부는 매출 증가율이 30~40%에 이른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국내 대표 호텔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다. 국내서 가장 많은 1700개 객실을 보유한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은 올 1~3분기 532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작년 같은기간 대비 50%나 뛰었다. 인천 영종도의 럭셔리 호텔 파라다이스시티의 올 3분기 평균 객실 점유율은 73.7%까지 올랐다. 2017년 이 호텔이 생긴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주말은 거의 만실이고 평일에 일부 방이 남는다. 개장 초반 땐 이 수치가 30%에도 못미쳤다. 롯데호텔 또한 올 1~3분기 매출 증가율이 15.8%에 달했다. 신라호텔(6.4%), 파르나스호텔(4.2%) 등도 5% 안팎 매출이 뛰었다.
백화점에선 명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9월 해외 명품 매출은 14.7% 증가했다. 같은달 백화점 전체 매출은 5.6% 감소했다. 명품은 백화점에서 ‘나홀로 호황’을 누렸다. 백화점 명품 매출은 올 들어 매월 20%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소비 권력이 베이비부머에서 밀레니얼 세대로 이동하면서 프리미엄 시장이 더욱 활성화 되고 있다”며 “밀레니얼은 자신의 취향에 제품과 서비스가 적합하다고 생각하면 아낌없이 돈을 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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